사진과 사료로 보는 청와대의 모든 것
백승렬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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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10일 청와대가 개방됐다. 이 책은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기록한 사진과 글을 담고 있다. 저자는 청와대 출입기자가 된 후 보도용 사진을 찍다가 점점 청와대 안 건물, 그림, 가구, 풍경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했다. 조선시대 궁궐의 뒤뜰에서 오늘날의 청와대 모습과 건물에 담긴 전통 사상, 청와대 안 소박한 가구 등을 볼 수 있었고, 영빈관, 녹지원, 상춘재, 여민관, 가족의 사적 공간인 관저, 춘추관, 수궁터를 직접 본 것처럼 생생한 사진들을 실었다. 지금은 못가지만 언젠가는 청와대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궁궐에는 인간으로서 최고의 권력을 지녔던 왕과 왕비와 신하들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삶과 이야기들이 남아 있다. 서울에는 조선시대 궁궐들이 있는데 경복궁은 복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고, 창덕궁은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에 등재되기까지 했다. 경운궁과 창경궁은 그 모습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여전히 궁궐로서의 기품을 갖추고 있다. 경희궁은 전각들을 거의 잃어버리고 정전의 승정전과 그 부근의 건물들 몇 채만 남아 있다. 현대에 와서 궁궐의 역할을 했던 곳은 바로 청와대였다.

 

일제는 우리나라의 정기를 완전히 끊어 버리겠다는 생각에서 경복궁을 유린하는 한편 1926년에는 총독 관저마저 경복궁 일대에서 물색하게 됐다. 조선총독부 청사는 해방 후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70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사용됐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궁궐의 뒤뜰이었던 곳이 현대에 와서 대통령 관저로 사용된 셈이다.





청와대 장식 기와는 대부분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단다. 사악하고 나쁜 기운이 궁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팔작지붕은 우리 전통 지붕 모양 중 가장 아름답고 격조 높은 양식으로 꼽힌다. 해태상은 액운을 쫓는 벽사로도 사용됐다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익살스럽게 보인다. 예전에는 하마(말에서 내리는 곳)였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공식 환영식 때 외국 정상을 태운 승용차가 해태상 앞에서 정차한다.

 

대통령 영부인이 집무를 보는 곳이었다. 대통령 배우자의 집무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집무를 보며 비서실 직원과 각료들을 불러 국가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궁궐에서는 왕이 일상적으로 기거하면서 주요 신하들과 중요한 현안을 논의하는 곳이 대전이다. 청와대에서는 여러 유명 작가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필자가 본관에 들어서면서 처음 만난 것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우리 것을 그린 손장섭의 고목 그림이었다. 천연기념물 고목 4그루 <효자송> <김제왕버들> <이천백송> <느티나무>20064월에 수장고로 들어가고 김병종의 <생명의 노래> 연작 4점이 그 자리를 채웠다.

 

녹지원은 청와대 후원으로,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글자를 풀어 보면 검푸른 영지 정원이란 뜻이다. 원래는 채소밭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총독 관저가 들어서면서 가축 사육장과 온실 등이 조성됐다고 한다. 이곳에는 역대 대통령의 기념식수와 120여 종의 나무가 잘 가꿔져 있다.





대통령과 가족이 생활하던 관저는 19901025일에 완공됐다. 공적과 사적인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춘추관은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이자 출입기자들의 기사송고실로 사용됐던 곳이다. 출입기자들에게는 춘추삼락이라는 것이 있었다. 싼값으로 아침과 점심을 먹을수 있고, 대부분 시간을 춘추관에서 보냈다. 피로할 때 목욕할 수 있는 목욕탕이 있다는 것이다. 오전과 오후 한 시간씩 여민관에 있는 비서실 직원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녹지원 앞을 지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마지막 즐거움이 참여정부 들어서 사라졌다.

 

청와대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멋과 맛을 풍기는 우리 것 그 자체이다. 보도 목적이 아닌 청와대 사진을 찍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청와대를 좀 더 가깝게 들여다보고 드러나지 않았던 문화유산과 역사를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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