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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후지마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책의 제목과 어울리는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후지 마루 작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빠른 전개로 독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판타지 소설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소설은 낮에는 평범한 골동품 가게, 새벽에는 마법도구점으로 변하는 폴라리스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가 담겼다. 판타지인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우정과 사랑이 담겨져 마음이 따뜻해진다.
주인공 도노 하루키는 기이한 체질을 가졌다. 왼손이 누군가의 몸에 스치기만 하면 내 속마음이 낱낱이 전해져 문제를 일으킨다. 어느 날부터 악몽에 시달리는데, 악몽을 꾼 후에는 어김없이 머리맡에 열쇠 꾸러미가 나타난다. 대학캠퍼스 근처에 괴현상을 해결해주는 가게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마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 일상에 흔히 존재한다. 복권에 여러 번 당첨되는 사람이나 비를 몰고 다니는 남자, 가는 곳마다 날씨가 좋은 여자, 그런 사람들은 대개 마법사인 경우가 많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법사가 된 거지. 무의식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꽤 있어.p50
도노는 열쇠 꾸러미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폴라리스를 찾아간다. 쓰키시로 다마키는 가게 주인이자 마법사, 얼음공주, 외톨이로 지내고 있었다. 그녀는 왼손이 닿으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마법을 지니고 있었다. 새벽 3시 33분, 별이 총총히 뜬 밤에는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그녀가 왼손을 열쇠 꾸러미로 뻗으니 순간 기억의 물결이 소용돌이치며 어릴 때 엄마가 입원해 있던 병원부터 주마등처럼 보여준다. 열쇠 꾸러미는 도노의 마음이 만들어낸 마법 도구였던 것이다.
할아버지의 유품 정리를 하다 남겨진 저주의 나무가 할아버지가 손녀의 건강을 생각해주는 행복의 나무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법협회 크롤리라는 사람이 드림캐처를 머리맡에 달아놓으면 꿈속에서 알맞은 시련을 줄거라고 했다. 이겨내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준다고 했지만 시련은 없었고 정체모를 무언가가 느껴졌다.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이즈미 씨가 나타났다. 쓰키시로와 이즈미 씨 사이에 무엇인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도노는 직감으로 알았다. 이즈미 씨 아들인 교헤이가 죽었는데 아이의 몸은 사람의 몸이 아니라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마법 도구였다. 아들의 영혼을 영원히 지켜내고 싶어 쓰키시로의 약점을 이용해 몽환의 나침반을 빼앗고 마법협회에 덜미를 잡히지 않게 대비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즈미 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쓰키시로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괴로워서 학교도 나오지 않고 가게 문도 열지 않았다. 도노의 꿈속에 나타난 형체를 이루지 못한 엄마가 나타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쓰키시로가 하루키에게 어떤 존재냐고 물었다. 아르바이트생일 뿐 친구가 있어본 적이 없어서 이런 게 친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꿈에서 깨어 자연스럽게 골동품 가게에 도착한다. 쓰키시로를 위로할 언변은 없지만 개그를 연발해서 기운을 북돋워주기 작전을 쓴다. 그리고 쓰키시로에게 4년 전 진실을 듣게 되었고, 왜 새벽 3시 33분에만 마법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는지도 알게 된다. 미움 받기 쉬운 마법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건네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네 운명의 사람일 거라고 돌아가시기 전 할머니는 말했다. 이즈미와 쓰키시로는 그간의 오해를 용서를 빌며 끌어 안았다. 그날 이후 거리를 떠도는 죽은 자에 대한 소문은 들리지 않았다. 하루키와 쓰키시로의 우정이 한층 두터워질 것이고 쓰키시로의 썰렁한 개그도 발전할 것이다.
마법은 후회나 미련 같은 감정을 바탕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고 나쁜 감정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니 마법은 저주라고 하였고 불완전한 마음이 낳은 고통 덩어리라고 했다. 투명인간 목도리는 한 번 둘러봤으면 하는 상상을 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불안하면 일년에 한두 번 철학관을 다닌 적이 있었다. 마법이 있다면 그 힘을 빌려볼텐데 말이다. 소설 속의 4건의 미스테리를 따라 가다보면 인연의 소중함, 우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