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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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와 25년 상담전문가가 나누는 지혜롭고 명쾌한 인생문답이다. 이서원 소장은 몇 달 동안 매주 수요일 선생님을 찾아가서 우리가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차례로 하나씩 물어보고 그동안 귀로만 듣던 선생님의 말씀을 손으로 옮기기 시작했다.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가 그 사람을 성숙한 존재로 바꾸어준다.

 

정상적인 사람이나 둔한 사람은 불안을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 덕을 많이 보고 산다. 여행을 갈 때 불안한 사람은 그냥 떠날 수가 없으니 준비를 철저히 몇 번이고 하니까 그 덕을 누가 보는가? 불안이 많은 사람과 산다면 고마워해야 한다. 글을 읽어 보니 맞는 말이다.

 

용서가 어려운 것은, 비유하자면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게 쉽겠는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죽자 살자 노력해서 겨우겨우 거슬러 올라간다. 용서란 그런 것이어서 아무나 할 수 없다. 마음의 상처는 크든 작든 평생 간다. 상처를 옅어지게 하는 법은 무엇일까. 내 속의 자아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극복하는 체험을 자꾸 하여 마음의 상처를 희석 시키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조건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아무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잘하는 것이 없어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자꾸 뭘 자신에게 보태고 덧댈 필요가 없다. 조건이 자존감을 만드는 게 아니라 태도가 자존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는데 왠지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면 가급적 만나지 마라. 만나고 나면 내가 왠지 더 커지는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한다. 밥도 사주고 차도 사주면서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다. 자기 마음대로 된다,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자기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마음대로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을 할지 말지도 자신의 선택이니 그러하다. 산다는 것은 주변 환경에 적응한다는 뜻이다. 결국 주체는 자기인데 결과가 안 좋다고 탓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 자신이다.

 

이근후 교수님은 정년 퇴임을 하고 디지털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교수도 겸임하셨다. 스스로 선택한 공부라서 과정이 재밌고 재미있게 하다 보니까 결과도 좋았다. 공부가 재미없다고 생각된다면 스스로에게 무엇을 목적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고, 나의 이유로 공부를 선택하는 것이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방법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교수님이 나와 같은 사이버대학교 동문이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가족을 남처럼 생각하고, 남은 가족처럼 생각하면 된다. 가족을 남처럼 생각하라는 건 예의를 지키라는 것이다. 남을 가족처럼 생각하라는 건 가족에게 살갑게 대하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라. 정답게 대해주면 그 사람도 고마워서 나에게도 다정하게 대해 준다.

 

꼰대는 자기 틀에 갇혀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다. 요즘은 한 집에 두 꼰대가 산다고 보면 된다. 아이들을 과도기적 꼰대라고 할 수 있다. 옛날 꼰대는 농경 사회의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꼰대가 되었고, 자기 생각만 주장하는 젊은 꼰대인 것이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로 평생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보고 치료한 경험으로 아이가 5살이 될 때까지는 아빠보다 엄마가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빠가 아이를 양육할 수도 있지만 생물학적으로 밀착 관계가 엄마만큼 형성되지 못한다. 태생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이란 게 대단한 것 같아도 간단하거든요. 좋아하는 걸 해주고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게 사랑입니다. 자기중심이란 사랑이 과하거나 부족해서 생긴 거니까 사랑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어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해주면 그 사람에게도 아주 조금 마음의 여백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만큼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도 바라보게 되는 거고요. 그게 자기중심을 벗어나는 첫 단추가 됩니다.p234

 

세상에서 가장 마음대로 안 되는 게 뭘까 생각하면 사람이다.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고 원하는 걸 알아내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엉뚱하게 해주고 자기가 원하는 반응이 안 나왔다고 탓을 하게 된다. 사람은 서로 탓을 많이 한다. 사람마다 다가가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급한 사람에게는 바로 다가가야 하고, 꼼꼼한 사람에게는 아주 천천히 섬세하게 다가가야지, 그걸 못하는 것이다.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는 나만의 단순하고 담백한 삶의 모습이 만들어진다. 여유가 있다. 돈이 있어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것을 사려고 돈을 벌지 않아도 되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이다. 여유 있는 시간과 넉넉한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고 즐기는 일을 하며 사는 게 품격 있는 삶이다. 소박하더라도 여유 있으면 그게 품격 있는 삶이다.

 

행복이 최소한이란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다. 즐거움을 느끼는 건 큰 걸 할 때가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면 즐거운데 , 오늘도 숨을 쉬는구나. 살아 있구나.’ 아침 상을 받으며 맛있구나.’ 밥을 맛있게 먹으면 차린 아내도 즐거워한다. 나이가 들면서 즐거운 일이 줄어든다고들 하는데, 저자는 반대라고 했다. 작은 것 하나하나가 다 즐거워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뜻을 이 나이가 되니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음대로 읽으시고, 맞는다고 생각되는 글이 있다면 마음에 담아주시고, 더 공감을 하신다면 실천해보시길 바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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