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 -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
빅터 프랭클 지음, 박상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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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이 아흔 번째 생일을 기념해 전 생애를 회고하며 정리한 자서전이다. 책을 완성하고 2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답이 담겨 있다고 했다. 프랭클은 모든 사람에게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비참한 상황을 극복하고, 고통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의미 없어 보이는 고통도 가치 있는 업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로고테라피는 이런 확신의 토대 위에서 체계화된 이론이다.

 

합리주의자이면서 섬세한 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라고 말한다. 유명 철학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할 때에도 빈에 남은 것은 부모님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엉뚱한 생각이 넘쳐났던 그는 질문과 마주한다. 언젠가는 나도 죽겠지? 삶의 허무함 때문에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다면? 스스로 묻고 답을 찾기 위해 애쓰다 마침내 답을 찾았다. ‘죽음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프랭클은 의학 박사와 철학 박사 학위 둘 다 소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유머가 많은 사람이었다. 외모만으로 여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걸 알고 늘 꾀를 부린 이야기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여든 살이 될 때까지 암벽 등반을 하면서 삶의 열정을 불태웠다. 유일하게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이 등반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가장 긴장되는 일이 세 가지가 있는데 암벽 등반, 카지노 게임, 뇌 수술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시절 논문 주제는 정신분석이었다. 프로이트와 연결되어서 편지를 주고받기에 이르렀고 책을 읽고 정리한 방대한 자료들을 프로이트에게 보내기도 했다. 3년 동안 나눈 서신들은 강제수용소에서 게슈타포들에게 압수당하고 말았다. 사람들이 비정상이다, 미쳤다, 바보다라고 규정하는 그들의 말을 잘 들어보면 진실인 경우가 많다. 프랭클은 이것을 로고 이론이라고 부른다. 고로테라피는 모든 것을 병리학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는 것과 맞서서 환자의 편에 설 것을 선포한다.






첫 아내 틸리와 결혼하였고 당시엔 유대인 부부가 아이를 낳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임신을 하면 곧장 강제수용소로 호송되었으니까. 부부에게도 생명이 찾아왔지만 강제로 빼앗겨야 했다. 9개월 뒤, 텔지엔슈타트 수용소로 끌려간다. 강제 노동에 끌려가서 온몸에 서른 개가 넘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3년 동안 테레지엔슈타트, 아우슈비츠, 3 카우페링 수용소, 튀르크하임 수용소, 네 군데를 거쳐 끝내 살아남았다.

 

틸리의 장신구를 발견하고 틸리의 소식을 수소문하고 다녔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죽었다는 말을 듣고야 만다. 어머니는 아우슈비츠의 가스실로 끌려가 그곳에서 돌아가셨고, 형은 또 다른 수용소로 이송된 후 광산에서 노역을 하다가 숨을 거두었고 여동생은 살아남았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삶은 지금까지도 악몽으로 찾아온다.

 

빅터 프랭클이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잃어버린 원고를 다시 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방 후 다시 빈으로 돌아온 빅터 프랭클은 미친 듯이 집필에만 몰두했다. 세 명의 속기사를 고용했고, 쉴 새 없이 나의 말을 받아 쓰기 시작했다. 가끔 구술을 멈추고 몸도 마음도 탈진해서 펑펑 울기도 했다. 수용소에서의 삶을 구술하다 보면 수시로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엄습해왔다.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두 번째 아내 엘리의 노력 덕분이었다. 프랭클이 머리로 일을 한다면 엘리는 가슴으로 일을 했다. 책과 논문이 발표될 때마다 독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미국의 독자들이 편지를 많이 보내왔는데 읽을 때마다 큰 감동을 받았다. 수감 중이던 사람이 그 책을 읽으면서 다시 살기로 결심했다. 태도가치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로고테라피가 자신을 살렸다고 했다. 프랭클은 책을 쓰길 참 잘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꿈에서 로고테라피 이론에 대해 고심하다 떠오른 것을 자다 일어나서 기록으로 남겼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로고테라피는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한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삶에 대한 답을 함께 나누고 싶어 이 책을 번역할 수밖에 없었다는 역자의 말처럼 삶에 지치고, 미래가 막막하고, 인생이 무겁고 원망스럽다면, 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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