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다이어리 -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클레어 풀리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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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람들 관계가 단절되고 그로 인한 고립의 무료함에 혼술 하는 애주가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술은 못하지만 배달 음식 덕분에 다이어트가 시급하였다. [금주 다이어리]는 새해에는 술을 끊거나 줄이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금주 다이어리] 저자 클레어 풀리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30세에 일약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다 세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전업 주부가 된다. 아이들 숙제를 봐주면서,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와인 한 병을 나눠 마신다. 일주일에 아홉 병 혹은 열 병씩 마시고 있다. 체중은 늘었고 자신감은 떨어졌으며 무언가는 바뀌어야 한다 생각에 알코올을 떠나보내기로 결심한다.

 

이야기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너무 부끄러워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블로그를 시작한다. ‘엄마는 맨정신(Sober Mummy)’ 닉네임을 하고 블로그 이름을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로 정했다. 10년 동안은 한숨 돌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담배를 피웠고, 그 다음 10년 동안은 술을 엄청나게 마셨다. 자동적인 반응은 입안에 뭔가를 넣는 것이다. 불행한 시간을 보낼 때에는 케이크를 먹는 것이 딱이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자 엄마 중 한 명이 말을 건다. “클레어! 정말 오랜만이다! 나가서 한잔할까?” 당분간 술 끊었어. 디톡스를 좀 할까 해서. 그래도 나갈 수는 있어 목테일도 있고 물 마시면 돼. 하지만 친구는 가버렸다. 이제 공식적으로 버림받았다. 아이폰 화면 가득 블로그가 뜬다.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 아이가 큰 소리로 읽는다. 내가 요즘 보는 블로그라고 더듬더듬 말한다.





와인 뱃살만 빼면 비교적 날씬한 체형의 문제는 임신 5개월로 보인다. 출산 예정일이 언제냐는 질문을 받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 블로그에 신체 치수를 올리고 매일 매일 기록을 남긴다. 처음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블로그가 같은 고민을 하는 전세계 독자들의 소통의 장이 된다.

 

케임브리지에 들어가자 거의 매일 사교적인 음주 행사가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술을 마시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양을 마실 확률이 더 높다. 혼자서 마시면 스스로 기준을 정하게 된다. 아아, 내가 혼술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중독자였던 사람들이 선택하는 활동은 요가부터 정원 가꾸기, 요리, 뜨개질, 미술, 개 산책이나 낚시까지 무척 다양하다.

 

저자는 독서와 블로그 중독이 바로 온전히 집중해서 시간을 잊는 마음챙김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술을 끊고 나니 아이들과 뜻이 통한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놀랍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열한 살 이하 어린이 세 명을 시간 맞춰 데리고 나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술을 끊는 여정에서 신기한 점은 살이 빠지거나 숙취가 사라지는 것, 점점 냄새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저자의 엄마와 이모가 유방암을 앓고 있는데 가족력일까 검사하는 과정에서 유방암 초기라는 말을 듣는다. 다행인 것은 림프절로 퍼졌다는 징후는 아직 없고 종양만 절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암을 극복하는 여정은 술을 끊는 여정과 무서울 만큼 비슷하기 때문에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믿기 힘들 정도다.

 

추수 감사절과 크리스마스파티를 금주 블로그 사람들은 어떻게 버터내야 할지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저자는 9개월 동안 금주를 하면서 여러 번 파티를 맨정신으로 즐겼기 때문에 소버마미의 파티 생존 가이드를 준비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암치료 패키지 일환으로 무료 심리치료를 제공 받으며 선생님은 마음챙김 수련 몇 가지를 권하기도 한다. 9개월 동안 술을 끊고 암까지 극복한 다음 처음으로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인데 세 잔만 마시고 싶다가도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술 대신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금주 한지 1년이 다 됐다. 엄마스러워졌다고 막내 키트가 말한다. 체중이 13킬로그램 줄어들었고, 최소 5년은 젋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나의 자존감, 용기, 매력도 다시 발견했다. 저자는 술을 끊고 암을 겪으면서 배운 것은 맨정신으로 살아가는 삶은 의외로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블로그에 열정적으로 털어놓았던 일상들, 희망의 이야기는 정말 멋지다. 작가님을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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