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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면접
박정현 지음 / 블랙페이퍼 / 2021년 11월
평점 :
올해는 서평단을 많이 줄였고 리뷰 제안은 몇 건 받았다. 리뷰를 잘 쓰는 편도 아니고 책을 성실히 읽고 리뷰를 작성한다. 이 책 [자살 면접]은 솔직히 말하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지간하면 다 읽는 편이고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소설이어서 제안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은 5가지 이야기 단편 소설로 되어 있는데 제일 인상이 남는 작품 [세희에게]이다.
[세희에게] 예쁜 글씨는 아니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심혈을 기울인 듯한 러브 레터를 받았다. 대체 이 편지의 필자는 누구일까?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나는 남자 친구가 없는데. 며칠 전부터 이런 편지들은 식탁에 식탁에 소파에서 어느 날은 침대 머리맡에서 우리 집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대체 누가 어떻게 편지를 보내는 거지? 그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는데 그와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까. 내가 세희인데. 반전은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웬지 슬퍼진다.
[자살면접]“죽고 싶은 이유에 대해 말하세요.”p50
우리 사회엔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가 생겨났다. 단체를 줄여서 ‘자시단’이라고 불렀다. 자시단은 면접을 통해 합격한 자에게만 자살을 도와주었다. 대학을 졸업한 지 4년 된 취준생은 욕심 부리지 않으면 힘들 것 없이 살 수 있었지만 이 세상이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서 억울한 일이 많았고 이제 그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면접관에게 합격 여부라도 알려주라고 하였다. 합격이라고 했다. 추후에 약속을 다시 잡는다고 했다. 이제 죽으러 간다. 10시 정각, 죽기 전까지 두 시간 남았다. 자살 하는 것도 면접을 본다면 건수가 줄어들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알루미늄]곧바로 우주선이 작동하는 것 같은 기계음이 들리며 양쪽에서 빛이 나와 돔 형태로 그녀를 감쌌다. 동시에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인간의 피부조직이 사라지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알루미늄 덩어리로. 우리는 현재 AI에게 많은 것을 빼앗겼다.p102
과거에는 인간이 대부분의 일을 했지만 미래는 로봇 AI가 할 것이라는 것이다. 가끔 뉴스에 호텔 룸서비스를 로봇이 해준다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소설에서 AI도 계급이 나뉜다는 것이 기발한 발상이다.
[호셰크]&[오르] 두 단편은 연장선상에 있다. 나쁜 마음은 호셰크, 착한 마음은 오르라고 한다. 나는 신이 되어 썩어 빠진 세상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무언가 선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을 보면 비슷한 종류의 것들이 보였다 이것을 오르라고 불렀다. 그것은 천사의 형상이었다.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보통 호셰크들은 위협을 오르들은 조언을 해주었다.
[1,478,629,972] 그녀와 매주 같이 사서 당첨되면 반띵 하자고 했다. 둘 다 꽝이었고 다시 회의감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살면서 로또 구매하는 것을 잊어버린 적도 있었고 두 배로 구매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 한 번도 된 적은 없었다. 처음 5등에 당첨 5천원 이었다. 소문 난 복권 집에 가보기로 했다. 지갑에 보관 하여 일주일을 보냈다. 로또를 시작한 지 두 달만에 1등에 당첨되었다. 유튜브에 로또 1등을 당첨 시 해야 할 요령에 대해 검색한다. 여기도 반전이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