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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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원작자로 알려진 세라 워터스의 [티핑 더 벨벳]을 읽어 보았다. 작가는 역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혀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 소설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빅토리아 시대의 풍속과 생활상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데뷔작인 [티핑 더 벨벳]을 발표했다. 퀴어 문학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책은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빅토리아 시대 상류층 여인들의 퇴폐적인 문화도 엿볼수 있었다.

 

윗스터블에서 굴 식당 가게 딸인 열여덟 살 낸시는 캔터베리 궁전으로 공연을 보러 갔다. 그곳에서 매셔(남장배우) 키티 버틀러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주 내내 공연을 보러 갔기에 키티 눈에 띄기도 하여 낸시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키티는 낸시에게 의상 담당을 맡아 주라고 부탁했고 매니저 월터의 제안으로 런던을 함께 가자고 했다.

 

스타에 도착한 우리는 키티의 대성공을 꿈꾸었다. <키티 버틀러와 낸 킹>이라는 이름으로 캠버웰에 돌아갔다. 낸시는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고, 부탁과 사인 요청과 편지가 쇄도했다. 그러나 키티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두 여자는 연인이 되어 있었다. 행복한 순간은 잠시였다. 키티가 월터와 결혼을 한다는 말을 듣고 거리로 뛰쳐 나갔다. 1891년 키티에게서 도망친 지 1년하고 조금 더 되었다. 길거리의 생활은 만만한게 아니었다. 첫 번째 하숙집에서 쫓겨나고 밀른 부인과 딸 그레이스가 사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신 레스보스!]그리스 동쪽에 있는 레스보스 섬은 시인 사포의 출신지로, 고대에 이 섬에 동성애가 성행했다는 데서 레즈비언이라는 말이 생겼다.

 

 

나이가 많은 다이애나 레더비를 만나 쾌락을 주는 대신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다이애나에게 복종하는 것이기도 했다. 다이애나가 데려간 곳은 캐번디시 레이디 클럽이었다. 여성 회원들은 낸시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다이애나의 마흔번째 생일날 펠리시티 플레이스에서 가장 무도회를 열었다. 디키가 가져온 <신사들> 편의 외설스러운 기운이 풍기는 글을 읽다가 하녀 제나를 조롱하고 낸시에게 모욕을 주는 말을 했다. 이후 모인 사람들에게 두들겨 맞고 옷도 돈도 없이 맨몸으로 쫓겨난다.

 

갈곳이 없던 낸시는 예전에 살던 밀른 부인의 집을 찾아갔고 이사를 가버린 뒤였다. 그리고 한 사람이 떠올랐는데 1년 넘게 잊고 있던 플로렌스라는 이름을 기억해냈다. 자선단체에서 일을 하는 플로렌스와 랠프 남매, 아기 시릴과 살고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낸시가 플로렌스 집에서 요리와 청소를 해주며 독립하여 다른 세상으로 나가기를 바랐다.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활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플로렌스를 따라 동성애자로 가득한 곳에서 저녁을 보내기로 한 것은 일년 만이었다. 여자가 말했다. 연예장에서 키티 버틀러와 공연하던 낸 킹이냐고 물었던 것이다. 맞다고 하니 내기에 졌지만 공연을 보고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낸시는 플로렌스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주었다. 노동자들 집회에서 많은 사람들 중에 지나간 여인들이 있었다. 과연 낸시는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이 소설을 읽은 독자 상당수가 자신의 통렬한 삶의 이야기를 작가와 공유했다는 점,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커밍아웃하는 것을, 용기를 내는 것을, 배우자를 찾는 것을, 상심을 치유하는 과정을 도와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혼란과 혼동을 통해 순진한 상태에서 경험 많은 이가 되는, 진실한 사랑에 이르는 낸시의 여정을 여러 면에서 자신들의 경험과 동일시하는 듯하다고 작가는 말했다. 만약 이 소설의 후속편을 쓴다면 그 이야기는 키티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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