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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더 벨벳 ㅣ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월터는 우리 재킷과 모자를, 신사 복장을 한 우리를 가리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2인 공연! 병사와 동료! 신사와 친구! 바지를 입은 사랑스러운 여인이 하나가 아니라 둘인 것이 화젯거리가 될 거라고 했다. 환호성을 듣고 앙코르를 원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그날 밤 공연 가운데 최고로 인기가 있었다. 미용사가 머리를 짧게 쳤고 변한 모습을 보며 살짝 웃기만 했다.
월터의 매니저 친구는 4주짜리 계약을 제안했고, 포스터에 찍을 우리 이름을 알려 달라고 했다. <키티 버틀러와 낸 킹>이라는 이름으로 캠버웰에 돌아갔다. 사람들이 키티가 단독으로 할 때보다 내가 함께 공연하는 걸 더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제 <나>는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고, 부탁과 사인 요청과 편지가 쇄도했다. 앨리스에게 쓴 편지는 키티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서로 사랑한다고, 친구가 아니라 연인으로 지낸다고 썼다. 주정뱅이 관객들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나는 키티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키티의 침묵에 내 목소리도 막혔고 몸도 뻣뻣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