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김준 지음 / 부크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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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가고 있다면] 제목만 읽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표지는 흰색으로 깔끔하고 책장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책 날개에 저자 소개를 보니 타지에서 보냈고 2016년 귀국한 후로 다섯 권의 단행본을 출간하였다.

 

사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운의 영역이지 계획이나 노력의 영역은 아니다. 맛있는 걸 먹고, 글을 쓰고, 산책을 하는 일상을 오래 지켜 내고 싶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아 내자는 마음, 내일도 끼니를 챙기고 공원을 걷고, 글을 쓸 테니 나는 무척 잘 살아 내고 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처음 주어지는 것이어서 매번 서툴 수밖에 없다. 작게 실수하고 때로 크게 실패하더라도 잘못된 게 아니다. 그르친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나아가는 시도를 계속하는 자세를 우리는 가져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 했었나? 나는 그 말을 조금 비틀고 싶다. 절실할 때가 가장 늦은 때다!

   

 

 

눈을 비비고 하루를 시작할 때 채우지 못한 일부에 대해서는 원망 않기로 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반죽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어나 보니 그것 또한 반삶이었어요.p2

 

저자는 길었던 타지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김밥 한 줄로 행복을 느꼈다. 러시아는 음식 가격이 비싸면서 맛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다고 했다. 늘 그때의 기억으로 현재의 삶도 살아 볼 만한 것이며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재차 환기시켜 본다.

 

모든 건 세상으로부터 잠시 빌린 것이고, 잃은 건 세상에 다시 돌려준 거라고, 그래서 되려 투명해진 거라고 위로도 해본다. 울어도 나아지는 게 없는 나이가 오면 겨울은 더욱 시리다.삶이 벼랑 끝으로 밀려날 때 그곳까지 달려와 껴안아 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음 놓고 기댈 나무 한 그루 없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참 행운이겠다 싶은데.

 

무례한 사람 곁을 떠나 호의를 호의로 돌려줄 줄 아는 사람에게 성심껏 대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인간으로 살면서 인간 사이 부질없음을 느낀다는 것이 개탄스럽기도 하지만 또 그 일이 원래 그런 것이어서 말을 줄이고 싶다. 아직은 두렵기만 한 나의 바깥, 타인에 대해서.

착하게 대하면 내게도 다정할거라 믿었는데...거절 않고 들어 주었고 자주 웃어 주었고 억지로 맞춰 주기도 하면서 타인에게 상처 받는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면 나는 그 한계에 대해서 실망하고 싶지 않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밖에 없는 거니까, 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p96

 

랜덤으로 알게 된 사람들과 코드가 맞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타오르던 불꽃은 잦아들고 이내 어둠이 찾아오는 것이다. 타인으로 가는 길은 아무래도 쉽게 열리지가 않는다. 모든 게 심리적인 것이다. 상처는 받는 사람 마음이다. 나는 자주 웃는 힘으로 슬픔을 잘 견뎌 내고 있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과 행복이 존재하는 거라면, 내가 있기에 세상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다정한 태도를 가져도 좋겠다. 어렵고 험준한 길을 걷기로 결심할 때, 결심에 그치지 않고 발을 내디딜 때, 걷다가 넘어지고 거듭 일어설 때 우리는 겨우 성장한다. 삶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힘이 언제나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포인트다. 자주 잊고 살지만 신기하게도 우리 안에는 그런 힘이 있다.

 

삶이 괴롭다는 것은 그만큼 강한 면역 체계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는 뜻이다. 끝내 이겨 내는 사람은 성장할 것이고 과거와는 다른 오늘을 살게 된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쉬어라!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보살핌이다.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에세이를 읽으며 살아가면서 실패가 반복되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몸과 마음이 지쳐 가고 있다면 잠시 내려 놓아도 좋다.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의 저자는 독자의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무력해진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전하려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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