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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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세계적 대문호 톨스토이 인생의 지혜가 담긴 명작이다. 이 책에 번역된 1881년부터 1886년 사이에 쓰인 동화들은 톨스토이의 기독교적인 윤리관과 무저항주의를 그대로 담은 작품들이다. 이 책은 동화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진다.

 

인생의 최고 정점이던 51세 무렵, 1879년을 기점으로 톨스토이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실 그때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7)를 발표한 직후라 문학적인 명성과 창조적인 여감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 선 인생의 허무함을 인식하며 상류층의 삶이 철저히 거짓과 위선 위에 세워졌다는 결론에 이른다. 신 앞에 단독자로 선 그는, “인간은 왜 사는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진실을 어린아이와 민중도 이해할 수 있는 동화 형태로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이 책에 실린 10편의 명 단편이 탄생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 두 편은 인간은 나약하지만 자신을 위한 염려가 아닌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한다. [두 노인]은 성지순례를 떠난 두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신앙임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 세상 사는 동안 죽을 때까지 각 사람에게 사랑과 선행으로 하나님께 경의를 표하도록 명하셨다는 것을 깨닫는다.

 

[초반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끌 수가 없다]는 이웃을 용서하지 않으면 재앙이 온다는 것과 누군가가 그에게 나쁜 짓을 하면, 복수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택해 상황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촛불]은 사악한 관리인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사람을 죽인다는 건 자기 영혼을 피로 더럽히는 것이고 나쁜 사람을 죽였으니 악을 없앴다고 생각하겠지만, 더 나쁜 것을 자기 속에 끌어들이는 것이라 깨닫는다.

 

[대자(代子)]에서 대부가 아들에게 말했다.“너는 내 명령을 지키지 않았구나. 나쁜 짓 하나는 금지된 방문을 연 것이고, 다른 나쁜 짓은 권좌에 앉은 것이고, 또 다른 나쁜 짓은 내 홀을 손에 쥔 것이다. 세 개의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세상에 수많은 악을 보탰구나.”(p138) 자신의 마음이 따뜻하게 타오를 때에야 다른 이의 마음에도 불을 붙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에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풍요한 삶을 살고자 하던 빠홈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가 죽음에 이른다. 정작 그에게 필요한 땅은 그의 몸 하나 묻힐 만한 크기의 땅이었던 것인데 욕심이 너무 과했던 탓이다.

 

[바보 이반]은 욕망을 지닌 두 형제는 마귀의 꾐에 빠져 실패하지만 정직한 노동을 하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쓸 것을 필요한 자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바보 이반야말로 참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겼다. [노동과 죽음의 질병]은 서로 사랑 안에서 소통해야 하는 이유가 됨을 비로소 알고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세 가지 질문]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인데,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 삶이 유독 가혹하게 느껴질 때 읽는 10편의 인생 단편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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