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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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 시리즈, 3권에서는 청년기를 지나 중년에 접어든 레누가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들이다. 레누와 니노가 그렇게 될 줄 몰랐고 읽어 갈수록 이런 막장이 없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 40년을 거슬러 밀라노 서점에서 만난 니노는 이스키아 섬에서 릴라와 사랑에 빠졌던 대학생, 구둣가게 화장실에 몸을 숨기던 청년이 아니었다. 일시적인 탈선으로 제자리를 찾은 것을 기뻐했다. 레누 자신도 니노와 도망치지 않았나

 

예비 시어머니 아델레 부인의 지인인 비평가 교수도 초청하여 좋은 호평을 해주기도 하였다. 레누는 니노를 만나 혼란이 왔지만 피에트로와 결혼을 약속했다. 어머니는 성당에서 식을 하지 않는 결혼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레누의 책은 잘 팔려 반응이 좋은 편이지만 악평도 많았다. 고향 친구들은 미래 자식들이 볼까 겁이 난다고 책을 사지도 읽지도 않을 거라고 하였다.

 

대학가에 글씨가 빽빽한 대자보가 붙어 있었고 붉은 깃발, 민중항쟁 장면,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 아기를 안고 있는 젊은 여성 실비아, 시누가 될 마리아로사와 전 남친 프랑코와 아는 사이였다. 그들은 여가 시간에 혁명할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마리아로사와 프랑스 학생운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실비아가 안고 있던 아이는 니노의 아들이었다. 고상하게 말해서 네 이놈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릴라는 젠나로를 낳고 집을 나와 엔초와 동거를 하였지만 둘은 관계를 갖지 않았다. 엔초가 착한 남자로 보여진다. 스테파노가 안토니오 동생 아다와 진작에 그렇고 그런 사이고 딸까지 낳게 되면서 아다가 릴라를 밀어냈기 때문이다. 니노의 친구인 브루노 햄 공장에 취직을 하였지만 공장의 사내들은 여자들에게 손을 뻗고 사장인 브루노는 릴라에게 추잡한 행동을 하였다. 회사를 뛰쳐나오면서 그날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레누는 결혼 전까지 릴라를 보살펴주었다. 파시스트였던 지노는 죽임을 당하고 파스콸레와 나디아는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미켈레는 릴라에게 순정을 바치고 있다고 질리올라가 말했다. 레누가 고향을 방문했을 때 그녀의 시체가 떠오른 것이 마음이 아팠다. 레누의 책이 독일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안토니오가 선물로 보내주어 알게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학생운동, 노동운동과 더불어 여성해방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학업을 마치고 성공한 레누는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는 어머니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가부장적이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 피에트로와의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집안일과 육아 때문에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프랑코는 급진주의 공산당들의 모임 아방구아르디아 오페라이아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돌아가던 중 파시스트들에 의해 죽도록 두들겨 맞고 한쪽 눈이 실명되었다. 릴라의 아들 젠나로는 커 가면서 스테파노의 복사판이었다. 유격대가 햄 공장을 습격당해 브루노가 총을 맞아 죽었다. 처음에 릴라가 그런 줄 알았는데 나디아 일행이 저지른 일이었다. 엔초와 릴라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어 미켈레가 임대한 IBM 데이터 프로세싱 부서의 장이 되었다고 전화로 알렸다. 여동생 엘리사가 마르첼로와 약혼을 하고 동거에 들어간 것은 충격이었다. 남동생 둘은 마르첼로가 일자리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레누는 이해하지 못했다.

 

시아버지와 피에트로의 책 집필 관계로 니노와 절친이 되고 무려 열흘 동안 레누 집에 머물렀다. 니노와 사랑을 나누면서 휴가를 핑계로 몇 번의 만남을 가졌다. 니노 아내가 전화로 욕을 퍼붓고, 니노의 정부였다는 것을 피에트로에게 고백하자 부정하면서 눈물로 호소하였다. 릴라는 젠나로를 레누에게 맡긴다고 하였다. 피에트로와 헤어지고 니노 없이는 못산다고 하니 그 딴 자식 때문에 너 자신을 버리지마라고 충고하였다. 레누는 남편과 두 딸을 뿌리치고 니노의 손을 잡고 비행기에 오른다. 니노는 한때 유부녀인 친구 릴라의 연인이었고, 지금은 결혼해서 한 살 아들도 있는 가장이다. 교수의 아내이자 두 딸의 어머니가 된 레누가 니노의 출장길에 따라 가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폴리4부작 마지막 권을 남겨둔 지금 은둔 작가 엘레나 페란테도 궁금하고 나폴리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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