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하여 :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김영춘 지음 / 이소노미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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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다르게 기억된다

시대마다 고유한 고통이 있다

지금도 아픈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최근 역사에 관한 책으로 살아있는 한국사이다. 1979년에서 2020년까지 한국 정치사를 다루었다. 저자가 겪은 41년 동안의 역사를 다시금 하나씩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리 민초들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추적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했으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해내고 독자와 함께 그 답을 찾고자 하였다.

 

197910월 부마항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국회의원 직을 잃었을 때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이 온다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저자는 1981년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국문학과는 취직이 어렵다며 법대로 진학하라는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타협한 게 영문학과였다. 광주의 진상을 알게 되고 군사정권과 싸우기로 결합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간접으로 겪은 시대이기도 하고 저자가 부산이 고향인 것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당시 부마항쟁과 광주민주화 운동은 세월이 흘러 알았고, 광주민주화에 대한 소설을 읽고 더 확실히 알게 되었고 광주 사는 동생과 이야기를 하다 전남도청을 한번도 안 들려본 것이 서운하기도 하였다.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내가 만약 학업을 꾸준히 이어갔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198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해 한마디씩 말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도 양김의 단일화가 당시 반드시 필요했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다. 13대 국회는 여소야대였다. 게다가 3김이 야당 총재였다. 4.26 총선 결과 대통령이 상대하기 어려운 야당 당수가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이나 되었으므로 노태우 정부는 자기가 뜻하는 대로 정국을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 2년 전까지 절대권력자들이었던 전두환, 장세동 등 군부 실세들이 줄줄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모든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들에 대한 공개 신문이 이루어졌다. 형식적으로는 무리였겠지만 방송을 통해 보는 사람 마음이 다 시원했다.

 

정치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온통 욕심투성이다.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은 서로 충돌하게 마련이므로 적절히 중재하고 타협해서 그 결과를 제도화하는 것이 정치다. 그러나 우리는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희망이 아니라 불안이 일상화된 사회를 만드는 정치를 했던 것이다. 저자는 내 마음이 다 고통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 정신에 귀감과 용기를 얻었고 선배에게 독설을 한 것이 시간이 흘러도 기록에 남아 있으니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의원 임기가 종료되는 날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면서 수많은 생각과 좌절감을 씻을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운 우리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봤다. 국민이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부여도 결과를 낼 수 없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부를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국민을 신뢰하고 그들을 우선하는 정치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두머리 정치는 끝났다. 인본주의와 국민주의는 뉴노멀 시대의 정치가 가야 할 궁극의 지평이다.

 

저자는 40년 전 두려움에 떨며 조국의 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에 나설 때의 첫 마음도 떠올렸고, 20년 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생겼던 정치에 대한 다짐도, 10년 전 부산으로 돌아오면서 마음먹었던 각오도 다시 생각났다. 지난 세월 목격하고 마음을 아프게 한 수많은 고통과 그 고통의 원인과 희망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이 책은 정치와 역사의 흐름을 알게 해주었다. 아픔과 고통이 흔한 세상에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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