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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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 1[눈부신 나의 친구]는 레누와 릴라의 유년 시절을 그렸다. 2권은 릴라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서 그녀들의 청년기가 시작되었다. 릴라는 여덟 권의 공책이 들어있는 금속상자를 주었다. 남편이 읽을까봐 집에 둘 수 없다고 했다. 릴라의 공책에는 첫 작품 [푸른 요정]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과 올리비에로 선생님의 무시를 받은 고통도 적혀 있었다. 내가 혼자만 중학교로 가게 되었을 때의 아픔과 분노, 구둣방에서 일을 배우면서 느꼈던 희열,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에 구두를 만들기로 마음 먹은 심정, 구두가 완성했을 때 기쁨도 적혀 있었다.

 

신혼여행에서 릴라가 반항을 멈추지 않자 스테파노는 세게 뺨을 두 번 때렸다. 어찌나 아픈지 순간 릴라는 더 반항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말피 해변가 바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둘러댔다. 나는 릴라가 그 지경이 된 것을 보고 목이 메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나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찾지 않았다고 했을 때 눈물이 흘러내렸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자신의 신혼여행 이야기를 냉정함이 느껴질 정도로 건조하게 이야기했다.

 

안토니오는 군대 면제로 솔라라 형제에게 의논했다고 나와 헤어지자고 했다. 릴라도 카라치 부인이 된 다음부터 하루가 다르게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솔라라 형제를 자극하러 가는 데,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상처받은 사내의 비참한 모습을 내게 드러내 보이려고 나를 이용하였다. 스테파노의 식료품점 주인이 되었고, 임신이 되었지만 유산이 되어버렸다. 릴라와 함께 길리아니 선생님 집에 초대되어 가보니 레누가 좋아하는 니노가 있었다. 선생님 딸과 교제중이었다. 릴라의 약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요양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름휴가로 두 달동안 이스키아 섬에서 지내게 되었다.

 

레누는 여름방학동안 니노가 이스키아 섬에 머문다는 것을 알고 있어 릴라에게 휴양지를 그곳으로 정하라고 했다. 그러나 운명은 니노와 릴라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허탈한 마음이던 레누는 호시탐탐 노리던 니노의 아버지 도나토 사라토레와 원치 않는 관계를 맺게 된다. 나의 여성성을 일깨워준 사람이 그 인간이라는 사실이 소름이 껴쳤다. 니노와 릴라가 만나온 지 1년이 다 되어갈 때 임신이 되었고 집을 나와 23일 동거를 끝으로 그들의 관계는 끝이 났다. 안토니오는 공상당원들을 두들겨 패주러 갔다가 그들을 목격하였다. 릴라와 니노 둘의 모습을 보면서 경외심과 질투심을 동시에 느꼈다. 좋은 집, 남편과 식료품점, 자가용에 구두사업을 내팽개치고 한 푼 없는 학생 나부랭이를 선택할 수 있단 말인가.

 

동네 청년들이 릴라에게 도움을 주기를 원했다. 어린 시절부터 리나를 좋아했던 엔초는 짐을 싸서 집에 데려다 주었다. 만약에 스테파노가 난리를 치면 다시 데리고 나온다고 했다. 릴라는 스테파노에게 임신했다는 것을 알린다. 리나는 사내아이를 낳았고 스테파노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주기 원했는데 언성을 높이며 다투어서 오빠의 이름을 딴 리노로 결정됐다. 릴라는 아들을 똑똑하게 만들려는 집착이 시작되었다. 스테파노는 아다와 바람이 났으면서 릴라의 외출에 신경을 썼다. 자신의 외도가 릴라의 외도도 정당화될까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레누는 피에트로와 사귀게 되었고 그의 부모님은 대학교수고 누나도 대학에서 강사를 한다는 것을 릴라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아다가 스테파노의 아이를 임신했고 리나에게 잔소를 해대기도 한다. 릴라가 말했다. “너 지금 네 어머니처럼 행동하고 있어.”(p588) 아다를 보면서 애인 도나토에게 버림 받은 아다의 엄마 멜리나가 소리를 지르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레누는 논문을 끝내지 못하고 공책에 내게 일어난 일을 3인칭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일이 걸렸다. 피에트로는 졸업 선물로 반지를 건네어 소설을 쓴 노트를 선물로 주었다. 그의 어머니가 보고 출판을 하게 되었고, 책이 나왔다. 부모님은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녔다. 릴라는 엔초의 집에서 살면서 햄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밀라노 한 서점에서 독자 간담회를 하게 되었는데 내 소설의 현대성을 칭찬한 청년이 있었는데 니노 사라토레였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믿었던 신랑에 대한 배신으로 끝난 결혼식 피로연, 신혼여행에서 강단당하는 신부, 가정 폭력, 혼외정사, 가출, 맞바람, 임신, 이혼... 내용만 보면 세상에 이런 막장 드라마가 또 있을까 싶다. 날이갈수록 복잡해지고 엉클어지는 릴라와 레누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뒤에는 두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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