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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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권이 고대 이후를 다루었다면 이 책 0권은 고대 이전부터 138억년 전까지 지식의 출발점부터 시작한다.

1권 <현실> 편과 2권 <현실 너머>편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시대는 이원론이 지배하는 시간이었다. 1권은 소수의 지배자와 다수의 피지배자로 세계를 양분해서 이들의 계급갈등이 현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2권은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로 세계를 구분하고 이러한 진리에 대한 관점이 철학, 과학, 종교, 예술의 분야를 어떻게 이끌었는지 확인했다. 이 책 <제로>편은 모든 시리즈에 앞선 시대를 다룬다. 책의 구성도 일원론의 구조를 따랐다.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의 개별 분야를 관통하는 일원론적 사유를 서술하였다.

우리는 <창세기>보다는 빅뱅 이론에 더 친숙하다. 우주가 먼지보다도 작은 매우 압축된 상태에서 대폭발과 함께 지금의 크기로 팽창했다는 설명이다. 인류의 절반 이상이 <구약>을 신뢰하는 상황에서, 우주가 빛의 폭발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이론이다. 4억 년부터는 우주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80억 년 무렵에 우리 은하 안에 태양계가 형성되었다. 우주의 나이가 대략 138억 년 무렵이 된 어느 날, 당신이 태어났고 이 책을 읽으며 우주의 탄생과 성장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주와 지구의 탄생으로 생명의 시작은 철학의 문제까지 내포 되어있다. 인류의 공통 조상은 다른 유인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수많은 개체를 탄생시키며 문제적인 후손을 등장하게 했다. 진화에 대하여는 찰스 다윈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4만 년 전에는 인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했다. 사피엔스의 어원은 라틴어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인류가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구인류는 멸종되었다.

[범아일여]는 인문학이 다루는 세 가지 주제를 모두 담고 있다. ‘범’, 브라흐만은 ‘세계는 무엇인가?’ ‘아’, 아트만은 자아를 뜻하고 오늘날의 ‘자아는 무엇인가?’ ‘일여’는 오직 하나라는 뜻이므로 ‘세계와 자아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응한다.

이처럼 범아일여의 사상은 우리에게까지 도착하여 낯선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고대 인도인의 사상을 다루는 이유가 있다. 바가바드 기타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와 함께 힌두교의 3대 경전이고 중요한 철학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모든 정신적 기원으로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노자, 공자, 붓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이 등장하였다.

서양 철학에서 이원론의 그림자가 천천히 걷히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독교의 세계관은 이원론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접목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루어졌다. 특히 교회의 아버지라는 뜻의 교부 철학자들의 역할이 컸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독일 기독교 신비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세상 모든 이가 각자 발 딛고 있는 수많은 세계관을 가장 근원적인 기준으로 나눈 것이 일원론과 이원론이다. 한국인은 이원론의 세계관 위에 서 있다고 한다. 그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그 바깥이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제로]편을 읽으면서 서로 다른 사상 즉, 동양의 사상과 서양의 사상 인물들을 연결하면서 통찰의 순간이 펼쳐진다. 어려운 것을 풀어서 쉽게, 넓은 것을 아울러서 깊게 풀어 쓴 이 책은 지식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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