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전집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1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오진숙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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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1928년 케임브리지 여자 단과대학에서 여성과 픽션 이라는 주제로 부탁한 강연회를 위해서 씌어진 글을 수정하여 출간한 것이다. 비평서이자 에세이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은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의 남성의 심리와 여성이 처한 현실의 문제, 여성 작가로서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여성이 픽션을 쓰고자 한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여러분이 곧 알게 되겠지만 이러한 견해는 여성의 참다운 본성이니, 픽션의 참다운 특성이니 하는 문제는 미해결로 남겨두는 셈이다.p10

 

사색에 빠져 옥스브리지 잔디밭을 거닐고 있었는데 관리인이 다가와 이 길은 오로지 대학 연구원들과 학생들만 들어올 수 있고 여자는 자갈길을 걸어라였다. 윌리엄 새커리의 원고를 읽기 위해 도서관에 들어가려 하자, 그녀 앞에 나타난 관리인은 학교 도서관에 대학 연구원을 동반하거나 소개장을 지녔을 경우에만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두 번의 거절을 통해 여성이 처한 사회적 불평등을 묘사한 저자는 한 개인이 최소한의 행복과 자유를 누리려면 연간 500파운드의 고정 수입과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소설 작품 속엔 여성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얼마나 많은 책이 여성에 대하여 쓰고 있는지 대부분 작가가 남성인 것에 대하여 저자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숙모 메리 비튼은 봄베이에서 말을 타고 바람 쐬러 나갔다 말에서 떨어져 돌아가셨다. 한 변호사의 편지가 우편함에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내가 계속하여 오백 파운드의 유산을 받도록 해놓았다. 이전에는 신문사 잡무직이나 결혼식에 대해 기사를 쓰며 돈을 벌었다. 봉투에 주소를 쓰고, 노부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조화를 만들고,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며 몇 파운드의 돈을 벌었다. 1918년 이전 여성에게 열려 있는 주된 일거리였다.

 

저자는 왜 여성들이 엘리자베스 시대에 시를 쓰지 않았는가에 대해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트리벨리언 교수에 의하면 육아원을 채 벗어나기도 전인 열다섯이나 열여섯 살에 자신이 좋아하든 싫든 간에 결혼을 했다. 그들 중 누군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썼다면 이상한 일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떤 노신사가 과거, 현재, 미래의 어떤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을 지닐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셰익스피어 시대에 어떤 여성이 셰익스피어의 천부적 재능을 가졌으리라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셰익스피어와 같은 천재란 고생하고 교육도 못 받고 노예같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태어나지 않는 법이니까

 

프랑스, 영국에서도 여성 시인들이 소설가에 선행한다. 조지 엘리엇,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제인 오스틴 등 그들은 글을 쓸 때에 모두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중산층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19세기 여성 작가들이 주로 소설을 쓴 이유는 그들이 주로 거실에서 글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시보다 집중력이 덜 요구되는 소설이 적합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빌렛, 에마, 폭풍의 언덕, 미들마치 와 같은 모든 훌륭한 소설들이 인생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 의하여, 존경스런 집의 공동 거실에서 너무 가난하여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를 쓸 종이를 한꺼번에 사들일 여유가 없었던 여성들에 의하여 쓰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한다. 조지 엘리엇은 많은 시련 후에 탈출을 하였다. 기혼 남자와 사는 죄를 짓고 있었으니 사람들은 루이스에 대해서는 동정적이면서 조지 엘리엇에 대해 악평을 퍼뜨렸다.

 

순수한 가부장제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비판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고수한다는 것은 엄청난 천재성과 성실성을 필요로 했을 것임에도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만은 해냈다. 그들은 남자들 처럼이 아니라 여성들이 쓰는 것처럼 썼다. 저자는 아무리 방대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온갖 종류의 책을 써보라고 부탁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을 하고 빈둥거리기도 하고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사색하고 책을 보고 몽상에 잠기며 충분한 돈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여성의 픽션 예술에 도움이 될 것이다.

 

159울프는 여성남성이라는 젠더적 구별을 공고히 하거나 여성으로서의 특수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방]은 울프의 깊고 풍성한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사실 울프의 소설은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쓰여 머리를 쥐어짜며 읽어야 했다. 여전히 정리가 안되지만 그녀의 작품에 빠져든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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