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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07/pimg_7583281442664461.jpg)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는데도 슬픔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은 그 약물 때문이야. 그렇지? 게다가 당신 부인이 죽음 앞에서 공포심을 보이지 않은 것도, 둘이서 날마다 그 약물을 복용해왔기 때문이야. 그렇지?”p15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피엣에서 ‘깨끗하고 순수한 눈옷을 걸친, 천사와도 같은 은총을 내려 준다는 합성 약물’을 손에 얻기 위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약물연구가가 평생을 바친 끝에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완전한’ 약물은 결국 세상 밖으로 풀려났다.
한 남자가 도시의 한복판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차의 핸들을 움켜쥔 채 가속페달을 밟아 수십 명을 무차별하게 살해한다. 남자는 사람들을 피해 백화점 옥상으로 올라간다. 남자가 아래로 추락하면서 남긴 한마디는 “천사님, 도와주세요. 미친 세상에서 저를 구원해주세요!” 였다.
경시청 쓰키지 경찰서 계장 기자키 헤이스케는 마약 단속관의 의뢰를 받아 진자이 아키라를 찾는다. 사고사로 위장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다 파트너를 잃고 복수에 눈이 멀어 용의자 다섯 명을 살해한 후 잠적하여 사망 처리 된 전직 형사를.
9년 전, 진자이 아키라는 경시청 디카이도서 형사였다. 수사가 종결 처리된 사건에 진자이와 히와라 쇼코도 합류 하여 숨어서 기다리던 일당에게 쇼코가 사망했다. 비로소 쇼코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전부 쏴 죽이고, 모든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한 후 도망쳤다. 도망친 이유는 사건을 계속 추적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행위는 정당방위도 과잉방어도 아닌 ‘살인’이었다. 경찰에서 실종선고가 내려지고 법률상 사망자로 등록되었다.
긴자 사건, 사망한 약물 중독자가 뛰어 내릴 때 천사 모양을 본뜬 하얀 알약이 발견되었다. 마약 단속관 미즈키 쇼코는 하얀 알갱이를 ‘스노우 엔젤’로 부르기로 했다. 약물을 유통하는 조직에 잠입할 것을 진자이에게 권한다.
하쿠류 흥산이라는 회사를 경영했던 인물이 각성제 밀수입업자(샤브바이어)가 된다. 폭력단의 가장 큰 수입원은 각성제다. ‘각성제가 폭력단을 낳고 길렀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즈키는 하쿠류 노보루를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되고 경찰과도 무관하게 진행되어야만 한다. 위법 약물을 고객에게 파는 판매상을 ‘푸셔’라고 하는데 이사 도모히코와 자연스럽게 접촉하며 스스로 마약상이 되어 잠입에 들어간다.
진자이 아키라가 마약상으로 위장 잠입해 마약을 판매하는 사람은 특정 계급층이 아닌 주부나 학생 같은 평범한 사람들로, 그는 조직의 신임을 얻어가면 갈수록 더욱 고뇌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위법 약물 판매상인 이사가 말하기를 차를 폭주해 몇십 명이나 죽이고 자신은 투신해 죽은 그 사람은 시제품을 판 고객이었고, 실패작이라고 하였다. 시제품은 스노우 엔젤이였고 스노우 엔젤 모니터 조사를 의뢰하고 있는 두목이 하쿠류 노보루라는 것을 알아낸다.
이사의 주머니에서 몰래 빼내려다 들켜 진자이는 처음으로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서 몸이 깃털처럼 가볍고 기분이 좋아지다 죽은 히와라 쇼코의 환상을 보고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이사가 보니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해서 억지로 떼어서 잠이 들더라는 것이다. 샤로노프가 평생 연구한 완전한 약물, 최후의 레시피, 스노우 엔젤은 한번 의존하면 끝장인, 영원히 끊을 수 없는 약물인 것이다. 마약 단속관 미즈키 쇼코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에다 부부를 살해한 범인의 윤곽이 드러난다. 거대한 음모의 배후가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에 반전, 예측 불허의 결말은 소설에 빠져들게 만든다.
[스노우 엔젤]은 이 약물을 암암리에 유통하여 전 세계로부터 막대한 부를 빨아들이고 권력을 거뭐쥐려는 의문의 조직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어떤 범죄든 마다하지 않는 자들 간의 암투를 그린 범죄소설이다. 전작 [데블 인 헤븐]의 속편이자 전일담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면[스노우 엔젤]은 2017년 무렵의 이야기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