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성인 독자를 위한 내용을 보강하여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야기 초입부터 몰입시킨다.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된 두 사람은 망각의 강을 건너기 직전 서호를 만난다. 불사조가 되기 위해 천 년동안 천 명의 뜨거운 피 한 모금이 필요한 서호와 거래로 사십구일의 시간과 맞바꾸고 살던 동네로 돌아온다. 영도는 열다섯 살이고 민석은 마흔 두 살이다.

 

살던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내 얼굴이 아닌 다른 얼굴로 사십구일 동안 머물러야 한다. 민석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고, 사십구일을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영도는 민석이 같이 가자고 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남게 되었다. 지하철 근처에 구미호 식당을 차려주어 영도는 민석을 아빠라 부르며 지내기로 하였다.

 

서호가 준 쪽지에 사십구일 동안 식당 밖으로 나가면 안되고 만약 어길시에 엄청난 고통이 따라 온다고 써 있었다. 영도는 친구네 스쿠터를 훔쳐 타다 사고가 났고 민석은 자동차로 미행하다가 사고가 났던 것이다. 영도의 엄마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네 살 때 가출했다. 아버지도 술로 살다 열 한살 때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전 아내가 낳은 다섯 살 위인 형은 양아치요 할머니는 툭하면 화를 내고 내 앞에서 사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마음은 붙잡아 매어둘 수 없는 조각달과 같다!

 

두 사람은 다른 얼굴이기에 지인이 와도 알아보지 못한다. 구미호 식당의 메뉴는 고급지다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많이 왔다. 민석은 호텔 셰프였고, ‘크림말랑을 만들면서 백발 할머니 소개로 알바를 하게 된 도수에게 메뉴를 SNS 홍보하며 꼭 만나야 할 사람을 기다린다. 도수는 도영이 그렇게 싫어하던 형이었다.

 

도영이가 사고로 죽던 날, 할머니는 도영이 시신을 확인하고 울다가 쓰러졌다. 스쿠터는 도영이가 사고를 당하면서 몸으로 막아 많이 부서지지 않았고, 부서지면 수찬이 아빠한테 맞을까봐 걱정을 했던 거라고 수찬이가 말을 하며 울었다. 할머니 병원비를 벌기 위해 도수가 알바를 했던 것을 알게 된다. 49일 중에서 일주일 후에 당신이 죽습니다알려준다면 일주일 동안 뭘 하겠는가? 민석은 알았더라도 똑같이 생활했을거 같다 하였고 도영은 머릿속이 엉망친창이고 정리되지 않아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유서는 써야 할 거 같았다.

 

민석과 지영은 요리를 하며 좋아하게 된 사이였다. 둘만의 비밀의 음식을 만들고 지영은 더 연구해서 요리 페스티벌에 나갔다. 민석이 출장을 가게 되어 요리사 친구와 나간 것을 민석은 오해를 하였고, 직장을 미행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지영은 모든 걸 포기했다. 도영이는 할머니가 입원한 병실을 찾아갔다. 할머니와 형의 대화를 엿들으며 미처 몰랐던 일들을 알게 되었다. 민석은 발가락이 찢어질 거 같다는 말을 하며 정신을 잃었다. 도영은 얼굴이 찢어질 거 같았다. 도영은 할머니의 다른 면을 보지 않고 한면만 보고 콘크리트 벽을 쌓고 살았구나 뉘우치지만 후회해봤자 되돌아 갈 수 없었다. 민석은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영에게는 폭력이었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을 얻는 출발점에 섰을 때 죽음 이라는 것도 함께 얻고 행복과 불행이라는 것도 같이 얻는다. 과연 서호는 불사조가 되었을까 궁금하다.

 

[구미호 식당]은 저자의 오래 전 친구와의 이별이 이야기의 첫 싹이 되었다. 친구의 죽음은 슬픔과는 다른 묵직한 감정이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살면 행복하고 제대로 산다는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다.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마음을 열고 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진 멋진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