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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의 방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ㅣ 버지니아 울프 전집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정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5월
평점 :
베티 플랜더스 부인은 아처, 제이콥, 존 세 아들이 있고 남편 씨부룩은 죽었다. 플랜더스 부인은 과부가 된지 이년이 지났다. 플랜더스 부인이 재혼을 않는 것은 바풋 대령이 있어서라고 스카보로의 여자들은 말했다. 바풋 부인은 환자였고 바풋 대령이 플랜더스 부인에게 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령의 관심이 플랜더스를 활짝 피어나게 하고, 그녀의 모습을 두드러지게 하고, 그녀의 얼굴을 기쁨으로 물들게 하고 눈물짓게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하루 세 번 정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플로이드 목사가 쓴 쪽지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읽고 있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녀보다 훨씬 젊은데다 좋은 사람이고 학자라고 생각한다. 아이 셋이 막대기를 휘두르고 놀고 있는 것을 보고 결혼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열아홉의 제이콥 플랜더스는 케임브리지에 가게 되었다. 제이콥의 방에는 탁자 하나, 낮은 의자가 있고 어머니 사진, 사교 모임의 명함들, 쪽지들과 파이프들, 에세이 종이가 놓여 있었다. 책은 많은데 프랑스 책은 거의 없었다. 제이콥은 여행을 시작한 뒤로 책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다. ‘나는 제이콥 플랜더스가 좋아’라고 듀란트의 동생 클라라는 자신의 일기장에 썼다. 듀란트 부인은 제이콥이 기품 있는 얼굴이라고 말했다. 프랜더스는 아처에게는 낭만적이고 존에게는 부드러웠지만 제이콥이 집에서 서툴게 구는 것에 짜증이 났다. 바풋 대령은 세 아이들 중에 제이콥을 가장 좋아했다.
아버지가 병으로 죽었고 어머니는 왕족인 주인의 신임을 누렸고 플로린다 자신이 공주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주로 취했을 때의 일이다. 제이콥은 거리의 여인 플로린다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는 순결하다 생각했다. 플로린다는 자신의 연애편지조차 제대로 읽는 법을 못 배웠지만 그녀 나름의 느낌이 있었고 어떤 남자를 다른 남자들보다 더 좋아하고 온전히 삶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
플랜더스는 아들 제이콥에게 편지를 쓴다. 하고 싶은 말은 절대 쓰지 않고 동네에서 일어난 일을 적는다. 플랜더스 부인은 몇 년 동안 소식이 없는 모티 오빠에 대한 생각에 빠져든다. 이 소설에는 편지를 많이 쓴다. 이메일이나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그럴 것이다.
닉 브램험이 화가인 패니 엘머를 소개 하는데 ‘정말 멋진 목소리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젊은 남자가 얼마나 품위가 있으며 초연한지, 그걸 의식하지 못하는지, 어떻게 제이콥의 옆에 조용히 앉아 그를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제이콥은 잠시 그녀가 두려웠다. 칸막이를 붙잡고 사랑에 빠져 있는 모습이.
셋 중에 제이콥이 늘 내 친구였는데, 자비스 부인이 말했다. 목사의 아내 자비스 부인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면 황무지를 걸었다.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게 힘들었다. 너무도 고요했다. 바람도 없었고 줄달음치는 것도, 날아다니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없었다.
제이콥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백 파운드를 가지고 여행한다. 낮과 밤을 여행하고 이탈리아의 심장부에 와 있다. 그리스 여행에서 산드라를 만난다. 그녀는 여행하고 있는 영국 청년에게 눈길을 준다. 멋을 아는 숙녀는 여러 벌의 옷을 갖고 여행을 한다. 제이콥은 남편 말을 듣고 있는 산드라가 아름다워 보였다. ‘저 사람은 인물이 아주 출중해’ 산드라는 마음을 정했다. 제이콥은 자신이 사랑에 빠진 산드라 웬트워스 윌리엄스를 떠올렸다.
작품 속 여성 인물들의 기억과 뒤섞인 모든 욕망은 피할 길 없이 우리의 존재의 무게로 되돌아 오는 것이다. [제이콥의 방]에서 많은 여성이 나오는데 바풋 부인과 자비스 부인의 삶은 허무했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나에게 언제나 쉽지 않으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