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와 함께 빵을 에프 그래픽 컬렉션
톰 골드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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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가들의 만화가 톰 골드가 가디언에 연재한 문학 비평과 대중문화의 세계를 한데 엮은 너무나 문학적인 유머 카툰컬렉션이다. 책을 펼치면 작품, 작가, 독자, 출판사, 서점, 책과 관련된 주체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현대 추리 소설 작가들을 위한 살해 방법 몇 가지에서 절로 웃음이 난다. 새로 나온 소설을 다양한 형태로 즐기는 방법으로 종이책, 오디오북, 전자책, 드론 북, 나노 북, 까마귀가 읊어 주고 로봇이 설명해 주거나 티셔츠에 옮겨놓고 읽는다. 거부당한 원고, 사사건건 참견하는 편집, 혹독한 평론, 실망스런 판매 부수에 글이 잘 안 풀린다면 작가 시리즈 칵테일을 마시며 편하게 긴장을 풀어 보라고 한다.

  

 

  

사방팔방 종이책을 뒤로 하고 이북 리더기를 찾아 헤매는 독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창의적인 작가를 위한 미루기 기술은 10주 과정으로 배울 수 있다. 현대의 소설가를 위한 혁신으로 로봇이 다 한다고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찰스 디킨스가 오늘날 살아 돌아온다면 출판사 관계자는 작가의 현대적활동 목록으로 헐리우드로 가기, 트위터 사용하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보기, 블로그 작성하기 등 리스트를 내민다. 리스트를 본 찰스 디킨스의 표정을 보았는가. 기존의 문학작품을 각색하고 재해석할 때 흥미와 흥행 위주로만 흘러가는 모습도 경계하는데, 한 카툰 속 어느 소설가가 듣는 말에 이 모든 게 담겨 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무자비하게 잘린 줄거리, 잘못 설정된 분위기, 불필요한 누드 신, 뜬금없는 해피엔드를 빼면, 선생님 소설을 저희가 각색한 것이 마음에 드십니까?”

   

 

 

선언문을 쓴 작가가 포커스 그룹의 피드백을 받는다. 쓸데없는 인기 문구, 시시한 헛소리, 허튼소리는 큰 호평을 받았다. 허튼수작, 거짓말, 경거망동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 좀 더 알쏭달쏭하고 장황하게 모호한 말을 늘어놓는 기술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반적 의견이다. 제인 에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전쟁과 평화, 조스 등 다양한 고전과 영화를 다룬 카툰과 유명 작가들을 네모의 카툰 안에서 만날 수 있다. 단 한 컷으로 포착한 책을 위한 책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요즘처럼 답답한 코로나 시대에 [카프카와 함께 빵을] 유쾌한 세상으로 떠나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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