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의 삶과 철학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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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8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글쓰기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어낸 25명의 여성들의 삶과 철학을 담은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출간하였다. 25명의 여성들은 태어난 시기도, 살았던 장소, 쓴 글의 성격도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에 매달렸다는 점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버지니아 울프, 마거릿 애트우드 책을 읽어서인지 작가들의 이름이 반가웠다. 책 속의 작품을 적기도 하고 메모를 많이 하였다.

 

글 쓰는 여자는 빛난다

글 쓰는 여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글 쓰는 여자는 오래된 비밀을 밝힌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장이 된 뒤라스의 어머니는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져야만 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말에 수학 교사 자격증을 따고 나서 정 원하면 쓰라고 하였다. 여자가 작가로 이름을 얻고 돈을 벌 수 있을까? 만약 작가로 성공하면 우리를 떠나지 않을까? 어머니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뒤라스는 글 쓰는 여자로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 냈다.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는 자신을 닮은 딸을 자랑스러워하며 책을 좋아하는 딸이 읽고 싶은 만큼 다 읽되, 마음에 드는 책은 반드시 두 번 읽어 보라는 독서 지침까지 알려주었다. 처음에 어렵게 느껴지는 책도 두 번을 읽으면 이해가 되기 때문에 아버지 정말 멋진 분이시다.

 

코코 샤넬도 콜레트의 작품을 읽으며 영감을 얻었다 할 정도로 어머니와 친구들의 호의를 받은 작가이다. 글을 쓰고 작가로 살아가면서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꼭 그렇게 될 거라고 칭찬하며 여성 작가의 탄생을 기다렸다. 콜레트는 자신의 작품 [지지]에 오드리 헵번을 무대에 올리고 그녀는 유명해졌다. ‘펜을 든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라며 여성의 삶을 알렸다.

 

실비아 플라스는 부부의 갈등을 겪다 남편이 다른 여성을 만나는 것을 알게 되어 우울증에 빠졌다. 자살을 선택했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렸고 삶의 전부를 글쓰기에 걸었던 여성 시인이었다. 에밀리 디킨슨은 평생 독신으로 집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평생 글만 쓰면서 살았을까? 대법관 소토마요르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를 옹호하고 나선 여성이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다. 판사로 취임했고 대법원 대법관에 임명되었다. 젠더 평등과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일관되게 고수한 그녀는 마녀, 괴물, 좀비 등 악담을 듣고도 일절 대응하지 않았고 대신 자신의 삶을 글로 남겼다.

 

토니 모리슨은 자신이 작가가 되어 흑인들의 삶과 역사를 직접 이야기하기로 결심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말과 글의 힘을 믿었다. 글 쓰는 여자는 끊임없이 질문한다는 크리스타 볼프는 신화의 가치를 긍정했다. 소설 쓰기에 입문하기 전 마거릿 애트우드는 생물학자가 될 뻔했다. 1985년 발표한 시녀 이야기는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여전히 글을 쓴다는 80대 현역 작가는 메리 웹스터의 후예임을 자랑스러워한다. 수전 손택은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책을 읽을 때만 위안을 찾았다. 유방암을 극복했지만 내전을 겪고, 병들어 가는 사회를 치료하기 위해 문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영화 박열에도 나오는 가네코 후미코는 무적자, 고학생으로 고심참담의 세월을 거친 끝에 사상가, 출판인, 문학가로 자신의 삶을 개척했다. 박경리 선생님은 전쟁에서 남편을,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이를 잃었다. 고통은 혼자만의 몫이었다.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삶을 개척하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확장해 갔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한계에 부딪혀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 그녀들이 대단하고 감동의 물결이 일렁인다. 책만 읽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곁에 두고 읽어도 좋고 선물을 해도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도서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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