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 환상적 모험을 통한 신랄한 풍자소설, 책 읽어드립니다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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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조너선 스위프트/김문성/스타북스

 

이 책은 저자가 감옥에 갇힐 각오로 오염된 인간의 이면을 신랄한 비판과 독설로 펼쳐낸 풍자소설로 18세기 영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걸리버 여행기]는 우리나라에서 소인국, 거인국만 주로 소개되면서 동화로 많이 알려져 아동소설로 분류되어 왔지만, 18세기 영국의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성인용 대작으로 영국에서 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걸리버의 다양한 모험세계를 흥미롭게 그린 이 책은 1부 소인국인 릴리퍼트 기행, 2부 거인국인 브롭딩낵 기행, 3부 하늘을 나는 섬, 4부 말들의 나라 기행 등을 담고 있다. 1부와 2부 소인국, 거인국은 동화로 많이 알려진 어린이 책으로 인식되게 해준다. 3부와 4부는 비판적 풍자가 절정을 이룬다.

 

선상 의사였던 걸리버는 남태평양으로 떠나는 선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169954일 브리스톨을 떠났다. 동인도로 가던 중에 거센 폭풍우를 만나게 되었다. 눈을 떴을 때 온몸이 단단히 묶여 있었다. 활을 들고 화살통을 멘 15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사람들의 나라였다. 소인국은 구두 굽이 높은 굽과 낮은 굽으로 당파가 갈라진다. 이는 영국의 토리당과 휘그당을 풍자했다고 한다. 달걀을 어느 쪽으로 깨는지에 따라 파벌 싸움이 일어나고 쩨쩨한 군주를 비꼬기도 한다. 걸리버가 위기에 있을 때마다 항상 배나 보트를 만나는 것이 신기하다.

 

 

 

거인국에서는 보리가 12미터 가까이 자라나 있고, 2미터나 되는 꼭대기에 6미터도 넘는 거대한 돌이 놓여 있어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다. 농부는 걸리버를 데리고 하루에 열 번씩 공연을 했고, 사람들은 놀라워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왕비가 후한 값을 치러 왕국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국왕은 철학과 수학에 조예가 깊었는데 걸리버를 훌륭한 기술자가 만든 태엽인형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학자는 걸리버가 태아이거나 낙태한 아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작은 눈으로 보는 거인국 세상은 추하게 보인다. “왕비는 농부 열두 명이 한 끼로 먹을 양을 한 입에 넣곤 했다. 그 모습이 이따금 역겨워 보였다.”(p133)

 

걸리버는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난 사람 앞에서 명예를 지키려 애쓰는 일이 얼마나 한심한 짓인지 깨달았다. 지난 세기 동안 영국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듣고 국왕은 경악했다.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의 연속이며 탐욕, 편파, 위선, 불신, 잔인, 분노, 광기, 증오, 질투, 욕망, 악의, 야심이 빚어낸 최악의 결과라고 평했다.

 

 

 

하늘을 나는 섬의 라퓨타 사람들은 생김새, 차림새, 얼굴까지 이상하다. 모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한쪽 눈은 안쪽을, 다른쪽 눈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음악이나 수학에 관심이 있어 어떤 문제에 빠지면 주변 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섬의 여성들은 남편을 나두고 외간 남자를 찾는다. 아내가 바람이 나도 남편은 연구에 몰두한다는 뜻이다. 배설물을 다시 음식으로 만드는 일, 오이에서 햇빛을 추출하는 일 등 황당한 연구에 골몰한다. 현실성 없는 기술로 오히려 나라를 더욱 황폐하게 하고 일본을 여행하는 김에 옆집인 우리나라도 방문했다면 어땠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휴이넘 기행은 말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말이 인간 같은 이성 있는 존재이고, 인간은 야후라 불리는 괴물로 등장시킨다. 이 나라에서 더럽고 추악한 본성을 가진 생명체는 야후이다. 휴이넘(말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완전한 창조물에서 온 말이다)은 언제나 이성을 중시하고 절제, 근면, 운동, 청결을 가르친다. 이 나라에서는 의심 혹은 불신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했다. 걸리버는 휴이넘에게 영국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준다. 프랑스와의 기나긴 전쟁, 군주의 야심, 부패한 내각 등으로 수백만이 목숨을 잃었다. 인간은 이성을 갖췄다고 주장할 수 있나 의문을 던진다.

 

 

 

네발로 다니고 말의 흉내를 내기도 하는 걸리버는 이곳을 떠나기 싫었지만 의회결정(홀로아인)을 거쳐 걸리버를 보내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온 처음 1년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조차 견딜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이 야후처럼 느껴지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남은 생은 마구간에서 말과 대화하는 웃지 못 할 이야기를 남긴다.

 

걸리버는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인류에게 정보를 알리기 위함이고 영국의 야후 사회를 어떻게든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 보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절대로 영국과 관련된 것이 아님을 밝힌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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