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끌 같은 나]는 공기 속을 떠다니는 먼지 중 하나, 그저 수많은 사람 중 티끌 같은 하나일 뿐일까? 거짓과 배신, 외로움, 좌절을 겪는다. 그래도 사랑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53회 칸영화제 공로상 수상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로서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 빅토리아 토카레바가 전하는 다섯 이야기를 담았다.

 

안젤라는 마르트노프카 마을에 살았다. 어머니 나타샤는 한때 교직에 있었는데 알코올 중독이 발각되자 학교에서 쫓겨나서 소 치는 일을 했다. 모스크바로 떠난 안젤라는 방을 내준 키라 세르게예브나의 도움으로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에 참가한다. 심사는 불공평했다. 키라는 영화평론가였고 영화사에서 에디터로 일했다. 안젤라는 가사도우미, 청소부, 비서, 심부름꾼 역할을 혼자 다 해냈다. 키라의 소개로 유능한 프로듀서를 찾아간다. 이고리는 스타가 되려면 좋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가사와 작곡, 녹음을 위한 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스크바 근교 레나의 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레나와 남편 니콜라이는 애정 결핍으로 힘들어했다. 어느 날 주인집 남자는 안젤라 옆을 맴돌고 그녀는 가수가 되기 위한 5,000달러가 필요하였다. 니콜라이가 선뜻 5,000달러를 주었다.

 

안젤라는 니콜라이 혼자 지내는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했다. 니콜라이는 안락한 삶에 익숙해져 버렸다. 안젤라 명의로 별장을 샀다. 그녀는 어머니가 묵을 집도 마련해 주었다. 안젤라는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었다. 영화감독 사브라스킨과 열애에 빠졌고, 니콜라이는 애인의 배신에 슬퍼하다 뇌졸중으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사브라스킨은 재정적인 부분을 전혀 몰랐다. 배우 가누시키나에게 빌붙어 살게 된 사브라스킨을 안젤라는 원망하지 않았다.

 

 

레나의 말이 옳았다. 배신은 고리로 연결되어 또 다른 배신을 낳는다. 가누시키나 역시 언젠가는 사브라스킨을 배신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의 이야기였다. 지금 안젤라는 이 거대한 도시에서 철저하게 혼자였다. 그녀가 가진 거라곤 공원이 보이는 작은 아파트와 젊음 그리고 호루라기 소리가 나는 목소리뿐이었다.(p174)

 

마리나는 대학 시절에 만난 볼로치카와 결혼을 하였다. 아이가 태어나고 10년이 지났을 때 아르메니아 여자와 바람이 났다. 마리나는 교사였는데 동료들은 가정을 지키려면 둘째를 갖는 방법을 제안했다. 딸을 낳았지만 집에 정을 붙이지 않는 볼로치카를 마리나 오빠가 두들겨 패는 바람에 아르메니아 여자와 도시를 떠나버렸다. 남매를 키우며 연하의 애인을 만났다. 아제르바이잔 남자는 종교 때문에 자기 나라 여자하고만 결혼한다. 러시아 여자는 쥴랍이라고 하였다. 가볍게 즐기는 여자라는 뜻이다. 아제르바이잔 루스탐은 부모가 정해준 여자와 결혼을 하고 마리나와 생활을 하였다. 마리나는 살기 위해 난민을 등록하기도 하고 자식과 손주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억척스럽게 해낸다.

 

알렉산드로바 마라는 열여덟 살에 젠카 스몰린 기자와 결혼하여 혼인신고를 마치기 무섭게 다퉜고, 계속 싸움을 이어갔다. 뱃속에 아이가 생겼지만 싸움의 결과인지 몸도 작고 죽은 상태에서 태어났다. 그후로 마라는 디미치카와 미르지크라는 남자와 밝은 미래를 건설했다. 일흔 살 모이도디르는 마라 집을 드나들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고개를 들 때면 슬퍼지곤하지만 이런게 행복이지라며 흡족해 했다. 마라는 암에 걸렸다. 죽고 나서 무덤을 남겨 두고 싶지 않다고 유언을 남겼다.

 

1990년대에는 토카레바 붐이 일어나 대부분의 작품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재출간될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자신의 방식으로 미래를 꿈꾸는 여성들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