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ㅣ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탄생 75주년을 맞는 무민은 토베 얀손의 글과 그림으로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1945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무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과도 같은 작품이다. 무민과 무민 엄마가 무민 아빠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린 무민의 원정 이야기, 무민 골짜기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토베 얀손은 그림을 그린다는 게 쓸모없는 일로 느껴졌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동화를 쓰고 싶었다. 공주와 왕자 대신 풍자만화의 화난 캐릭터를 선택해 ‘무민’이라는 이름을 붙여 등장시켰다. 절반 쓰다가 1945년까지 잊고 지냈다. 한 친구가 글을 마져 쓰고 삽화를 그리면 어린이들이 읽게 될 거라고 말했다. 무민은 어린이 책이면서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무민들은 추위를 견뎌 내지 못하기 때문에, 늦어도 10월에는 집을 완성해야만 했다. 무민과 생김새도 다른 작은 동물(스니프)와 한집에 살게 된다. 무민, 무민엄마, 스니프 셋은 왕뱀을 만난다. 무서움과 잡아먹히기를 기다렸는데 튤립에서 머리카락과 다리가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서 있었다. 왕뱀은 사라지고 튤립에 사는 여자아이는 툴리파라고 하였다.

툴리파 까지 해티패티를 따라 모험을 떠난 무민파파를 찾으러 길을 떠난다. 밝은 빛을 찾아 다리가 짧은 무민과 일행은 사다리를 타기도 하고, 갖가지 색깔 냇물이 금빛 모래 위를 흐르고 있는 냇물을 마셨다. 넷은 어지러운 속도로 질주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온 산을 지나쳐 가기도 하였다. 바닷가가 자기 것이라고 하는 개미 귀신이 파놓은 구덩이에 빠지도 하였다. 저만치 움직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돛단배 한 척을 물에 띄우고 있는 해피패티들을 보았다. 무민 엄마는 무민 아빠를 보지 못했는지 몇 번이고 물었지만 해티패티들은 엄마를 바라보기만 하고 물을 향해 배를 끌었다. 엄마는 소리쳤다. 그들은 말하지도 듣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깜박했네. 해티패티들을 따라가다 보면 무민 아빠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배에 오르자 천둥과 함께 번개가 내리쳤다. 폭풍이 몰려 온 것이다. 작은 동물 스니프는 심한 배 멀리로 고생하고 일행들 앞에 바다 트롤이 나타났다. 배는 들꽃이 가득 핀 풀밭에 닿았고, 무민은 배를 매는 밧줄을 쥐고 육지로 뛰어내렸다. 일행은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을 걸으며 조난당한 고양이 가족을 구조해 주거나 안경을 잃어버려 곤란에 부딪힌 대머리황새 선생의 안경을 찾아 주며 도움을 베푼다. 물 위에 반짝반짝 빛나며 떠다니는 유리병을 건져보았다. 유리병 속에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이 편지를 발견한 분은 누구든 저를 구하러 와 주십시오. 홍수에 떠내려가 굶주린 채 추위에 떨며 나뭇가지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무민 드림” 무민 엄마는 아빠가 물에 빠져 돌아가셨나보구나 울음을 터뜨렸다. 무민과 무민 엄마는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재난은 언제나 예기치 않게 찾아들고, 전례 없는 홍수에 물난리를 피할 도리가 없다.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재난으로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이들의 모습이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어쨌거나 저는 이 책에 처음으로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썼답니다.”(p5) 저자가 서문에 말한 것처럼 무민 가족에게 행복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