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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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작품으로 표백당선, 합격, 계급을 읽어보았는데 사회문제나 사회비평을 다루었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한국이 싫어서]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 간 사정을 대화 형식으로 들려주는 소설이다.

 

계나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의 승인실에서 일했다. 이민을 가야겠다는 생각 전에 은퇴를 하고 제주도에 가서 사는 상상을 자주 했다. 아침마다 지옥철에 시달리고 울면서 출근을 하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다. 다시 돌아오라고 말하는 남자친구 지명이와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을 했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유학원은 초짜 유학생들에게 영사관 같은 곳으로 비자 발급 수속 부터 숙소 잡는 거 학원과 학교 등록하는 일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학원에서 만난 한 살 어린 재인은 영주권, 시민권을 따려고 유학 왔다고 한다. 계나는 한국에 비전이 없어서 왔고 영주권을 따려고 왔다고 했다.

 

호주 이민을 고려 중일 때 미연, 은혜, 경윤이 친구들과 함께 홍대 별도령점을 보러 갔다. 별도령은 어디 멀리 가시려나 봐요? 어디까지는 사주로 알 수 없나 보죠? 호주로 가려고 한다니까 계나는 도화살이 있고 섬나라는 음기가 강하니 호주가 맞는 편이다 하였다. 요즘 누가 신점이나 타르를 믿나 재미로 보는 거지 사람이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기 마련인가보다

 

지명이와 대학 커플이었지만 직장 여성-남자 대학생의 관계도 위기였고 지명의 부모님은 재벌은 아니지만 서울 어느 대학의 교수였다. 계나는 지명의 누나를 보고 걔가 유아교육인지 뭔지를 공부하는데 대학원에서 배운다고 비웃기도 한다. 개뿔도 없는 집안이면서 신분 따져서 계나를 반대 하였고 지명이 기자가 되겠다고 부모님과 투쟁 중이어서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도 못하고 울면서 헤어진 것이다.

 

호주에서 국수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학원을 다니면서 두 명의 남자도 사귀었던 이야기,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셰어 하우스에서 살았던 이야기, 유학을 가려고 모아 둔 돈을 합쳐 집을 넓히자는 부모님 말을 무시하고 호주로 온 이야기 등 대화가 언제 끝나나 읽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 형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엘츠 시험 치러 한국에 왔을 때 친구들과 낮술을 마시게 되었다. 은혜의 시어머니 이야기, 미연이 회사 이야기는 몇 년 전에 떠들었던 거랑 내용도 다를 게 없다. 걔들이 원하는 건 와 무슨 그럴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 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냐라며 공감해주는 거다. 계나의 호주에서 황당한 사건은 앨리의 낙하산 사고 때문에 알거지가 되었다.

 

어학원을 수료하고 회계학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청혼 같은 지명의 고백을 받는다. 시민권 신청하기 전까지 두 달 보름 정도 여유가 있어 지명과 발리 여행을 가고 한국에 같이 갔다. 지명은 안정된 직장에 아파트를 구해놓고 돈 걱정 없는 생활을 하는 계나를 친구들은 부러워 했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다. 첫 번째 출국이 도피의 길이었다면 두 번째 출국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거였다.

 

작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호주에서 공부한 HJ와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P님을 인터뷰했다. 소설 속 많은 에피소드가 두 사람의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 계나처럼 신분이 오르기 위해, 신분 차이 굴욕을 절감해서 한국을 떠난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살든지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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