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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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224일 일요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베르너 퇴트게스 기자를 살해했다고 자수를 한다. 범인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27세의 여성이다. <여성 카니발> 축제 분위기로 술렁이는 도시 숲에서 수요일에 총에 맞은 사진 기자 아돌프 쇠너의 시체가 발견되자 블룸의 희생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밝혀졌다. 쇠너는 화요일 정오에 피살되었고 퇴트게스는 일요일 정오에 피살되었다. 수사 당국이 볼 때 블룸이 두 자루의 권총을 소지했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블룸 같이 영리하고 냉정하다고 할 정도의 사람이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살인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220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녀의 행적을 재구성해본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220일 수요일, 카타리나 블룸은 한 댄스파티에서 루트비히 괴텐이라는 남자와 춤을 추고 하룻밤을 보낸다. 경찰이 그녀의 집에 들이닥쳐 수색했지만 괴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아파트를 수색했고, 그녀를 연행해갔다. 괴텐은 은행강도에 살인 혐의까지 경찰이 1년 이상 매달려 온 사건이어서 조사를 하였다. 그녀는 신사들의 방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고 괴텐은 어제야 알게 되었다고 말했으나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았다. <차이퉁> 신문의 “1면 기삿거리가 될 말한 사건으로 그녀가 침묵한다는 것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블룸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학기 중에도 집안일을 많이 했다. 학교를 마치고 관리인으로 일했고 가정부 일을 하였다. 빌헬름 브레틀로와 결혼을 했지만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였다. 관리인 겸 가정부로 일하게 되면서 블로르나 부부가 신용 대출에 보증을 서주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다.

 

일개 가정부가 이만한 부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정직하게 돈을 벌었다면 그녀는 이런 걸 소유할 수 없지요. 카타리나가 1면을 장식한 <차이퉁>이 완전히 뭉개져 널브러져 있다. 일간지 기자 퇴트게스는 <차이퉁>에 실을 수 없던 사안들을 화보 잡지에 다른 이름으로 쓰고 있다는 것과 카타리나를 단독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였다.

 

살인범의 약혼녀 여전히 완강! 괴텐의 소재에 대한 언급 회피! 경찰 초비상!

 

엘제 볼터스하임과 바이터스는 카타리나 앞으로 온 편지와 인쇄물들을 그녀가 보기 전에 치워 버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고, 괴텐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받지 못했다. 익명의 엽서에는 공산주의자들의 암퇘지라는 말을 사용했다. ‘빨간 두더지에서 크렘린 아줌마까지 다양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카타리나 엄마인 블룸 부인은 어려운 암 수술을 치른 뒤라 절대 안정이 필요하였다. 어머니가 퇴트게스 기자 방문 때문에 사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안치소에서 엄마를 보고 그녀가 엉엉 목 놓아 울고 있는 것을 볼터스하임은 그녀는 여섯 살 때 안치소에서 아버지를 보았을때도 어릴 때도, 학창 시절에도, 힘들고 주위 환경에 대한 고민이 그녀를 짓누를 때도 우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는 걸 떠올렸다.

 

어머니가 사망한 병원 사진도 실렸다. 기사 본문에는 어머니는 죽어가고 있는데 그 딸은 강도이자 살인자인 한 남자와 다정하게 춤추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너무 기이한 일이고, 그녀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극도의 변태에 가깝다. 이 여자는 정말 얼음처럼 차갑고 타산적일까?‘ 날조된 기사에 반박할 힘이 없었고 그녀의 명예와 존엄은 짓밟혔다. 그녀의 아버지가 공산주의자가 되고, 그녀를 창녀로 취급한다. 부제목으로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폭력, 언론의 폭력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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