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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평점 :
전원일기의 ‘일용엄니’는 배우 김수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영화 가문의 위기의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 역할도 재미있게 보았다. 요즘은 [수미네 반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수미 선생님은 문학을 하고 싶어서 책을 몇 권 내기도 하였다. [너를 보면 살고 싶다] 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욕쟁이 상담가 김수미가 10대부터 50대까지 일반 청취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한풀이 방송 콘셉트로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연재된 오디오 방송을 책으로 엮었다. [김수미의 시방상담소]는 사연과 고민 하나 하나에 열과 성의를 다해 ‘욕 반 위로 반’ 해결 방법을 전한 김수미의 말을 더한 고민상담집이다.
이 책은 나, 일, 가족, 인간관계, 돈, 사랑 6장으로 구성되었고, 방송에서 전하지 못한 저자의 쌍욕, 조언, 위로를 새로 담았다. 책을 읽다가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가끔은 가슴이 뭉클한 대목도 있었다.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낀다면 잠깐 끊어내. 영영 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약간 거리를 두라는 것은 누군가 만나는 게 괴로울 땐 거릴 두고 나부터 지키는 것이 방법이다. 남 일 돕다 매일 야근하는 직장인의 고민에 대해 직장 동료를 돕고 싶으면 네가 야근을 할 게 아니라 빨리 집에 가야 걔도 일이 늘지, 괜한 오지랖 떨지마라 너보다 잘 살아
학자금 빨리 갚으려고 시작한 호스트바 일을 다 갚은 다음에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엄마로서 또 할머니로서 말하는데, 당장 그만둬 이 새끼야! 직격탄을 날리면서 미래를 위험하게 하는 과거는 아예 남기지 마라고 혼을 내기도 한다.
선생님은 언제부터 요리를 잘하셨나요? 인기있는 레시피 보면서 만들어도 이상하게 맛이 없다고 한다. 김수미쌤 엄마가 열여덟 살에 돌아가셨어. 엄마 음식이 먹고 싶어 죽겠는데 먹을 수가 없어서 엄마 무덤 잔디를 막 뽑으면서 엉엉 울었단다. 아기 낳고 풀치조림이 먹고 싶어 옛 기억을 더듬더듬 한 세 번쯤 하니까 그 맛이 나더라는..남편이 맛있다고 해줘서 그때 요리에 자신을 얻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을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언젠간 헤어지고 부모와 자녀간에도 부부간에도 이별은 반드시 온다. 동물에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가 오면 마지막까지 잘 돌봐주고 하늘나라 보내주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을 다 잡으라한다. 세상에는 뒷담화가 다 있는데 못 들을 걸 들었을 때는 안 들은 걸로 해야지 마음이 편하다. 입 싼 것들은 나이를 먹어도 그 버릇을 못 고쳐. 입으로 망할 년 옆에 붙어 있지 마. 같이 망해. 조심해. 이런 애랑은 친구 먹지도 놀지도 마. 나는 반대야(나도 반댈세)
책을 읽다보면 맞아 이럴 때 이렇게 하면 되겠지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지름신을 못 끊어내서 욕 좀 해주라고 하면 정신이 번쩍 날 것 같은 욕을 거침없이 해준다. 결혼생활, 연애 이야기 등 남에게 쉽게 꺼내지 못하는 말도 김수미 상담소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인가보다
연예인 김수미 인생 이야기도 풀어 놓는다. 남편과 72살 동갑인데 놀기 좋아하는 부잣집 아들이고 결혼하고도 주위에 총각 친구들이 불러내서 그렇게 외박을 해댔다. 남편은 바람도 많이 피웠다. 그때는 속도 많이 썩었는데 바람은 바람처럼 지나갔다. 나이 사십 넘자 당뇨에 뭐에 병을 달고 왔네? 다 늙어서 남편 병수발까지 들고 있다. 새벽형 인간이라 눈 뜨자마자 일기를 쓰고 요가를 하기도 하고 강아지와 산책을 한다. 상담을 10대, 20대, 30대가 많았는데 고민에 답을 해줄 때 나도 너 나이때는 이랬어 하며 충고와 위로, 공감을 해준다. 나도 욕 먹을 만큼 심각한 고민이 있나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