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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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소설은 20세기를 지배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모두를 전체주의,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침해하는 정치 체제를 비판한 디스토피아 소설이자 조지 오웰의 최대 걸작이다.

 

소설 작품 무대인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을 극대화하고, 정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으로 감시를 한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금속판은 소리를 줄일 수 있어도 완전히 끌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당은 세 가지 슬로건을 내걸기도 하였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서른아홉 살 윈스턴 스미스는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수년 동안 뇌리를 스쳐 지나간 무수한 독백을 종이에 옮기면 그만이다. 쓰기가 불법은 아니지만 발각될 경우 사형 아니면 강제노동 선고를 받을 것이다. 일기를 쓰게 된 계기는 두 사람 때문이다. 한 사람은 복도에서 자주 마주치는 여자. 나중에 연인이 되는 줄리아였다.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여자들은 고집스럽게 당에 충성하는 사람들, 슬로건을 곧이곧대로 신봉하는 사람들, 아마추어 스파이들, 이단의 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여자들이었다. 한 사람은 오브라이언내부당원으로 윈스턴은 잘 알지 못하지만 중요한 직위에 있는 남자였다. ‘우리는 어둠이 없는 곳에서 만날 거요.’ 의미 심장한 말을 나중에 알게 된다.

 

꼬마들은 장난감 권총으로 사상범, 반역자를 외치며 놀이를 한다. 오늘날 아이들이 무섭다. ‘스파이단같은 조직이다. 당에 관계되는 것은 무엇이든 찬양하도록 만든다. 군가, 행진, 깃발, 등산, 모의총 훈련, 슬로건 복창, 빅 브라더 숭배 .... 이런 것들은 영광스러운 놀이였다. 윈스턴은 꿈에 어머니를 만났다. 그의 부모님은 1950년대 제1차 대숙청 때 희생된 게 틀림없었다.

 

당의 미움을 산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려져버렸고, 다시는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숙청이나 죽음을 당했다면 유일한 단서는 무인 언급이라는 말이다. 체포된 경우는 이런 말을 쓰지는 않고, 체포된 자가 석방되어 일이 년쯤 자유를 누린 뒤에 처형 되는 경우도 있다. ‘무인이란 없는 사람으로 현재 존재하지도 그전에도 존재한 적이 없다.

 

권력은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행사할 수가 있지. 복종으로는 충분하지 않네. 괴롭히지 않고, 어떻게 권력자의 의사에 복종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주는 가운데 존재하는 걸세. 그리고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 권력자가 원하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뜯어 맞추는 거라네.(p373)

 

당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윈스턴은 외부당원으로 진리부의 기록국에 소속되어 당의 필요에 의해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맞춰 조작하는 일을 맡았다. 줄리아와 연인 관계를 맺고 쾌락을 찾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내부당원인 오브라이언을 찾아가 지하 단체인 형제단에 가입함으로써 투쟁하고 복종할 것을 다짐받는다. 골드스타인이 썼다는 그 책을 읽어보기도 한다.

 

윈스턴은 함정에 빠져서 사상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오브라이언이 나타나서 자기를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에게 처참하게 배반을 당하고 오히려 고문으로 세뇌를 시키고 연인인 줄리아마저 배신하고, 당이 원하는 것을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마지막까지 세뇌당한 윈스턴이 안타까울뿐이다.

 

작품의 제목인 1984(오웰은 이 작품을 1948년에 완성했는데, 1984년이라는 제목은 ‘48’을 뒤바꾼 것이라고 한다)이 우리 사회에 까지도 그의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보 기술의 발달로 개개인의 사생활과 신상정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오늘날, 오웰의 작품이 보내는 경고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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