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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엄마와 딸인 수지홉킨스와 할리베이트먼은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란 주제는 가족의 일상 대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죽음에 대해 농담도 주고받는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란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그들의 방식이었다. 엄마가 죽은 후에 내가 하루하루 단계적으로 따를 수 있는 지침서를 하나 써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 책은 그림 에세이로 엄마가 쓰고 일러스트레이터인 딸이 그림을 그렸다.
나의 친정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언젠가 내 곁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마음이 슬퍼진다. 자식인 우리가 어떻게 마음가짐 행동을 할지 생각하게 해준 책이 되었다.
내가 죽는 그날은 아마도 이렇게 전개될 거야
전화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렴. 그 다음은 요리를 한다. 둘째날은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 안으로 들이고 네 이야기를 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나면 울어도 좋아
부고 쓰기를 한다. 엄마가 계획을 잘 세우고 늦게 죽었더라면 직접 손으로 써 놓았을텐데 시간이 없었다. 부고에 쓰지 않을 것 목록을 적어 놓았다.
결국은 우리 모두 죽고 끝날 텐데 왜 굳이 힘들게 살아가야 하냐고? 거기엔 훌륭한 이유가 있어. 네가 영원히 산다고 가정해 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해 버릴지 상상이나 가니? 다가오는 유효 기간이 있기에 비로소 놀랍고 경이적인 일들이 생기는 거야.p32
롤러스케이트 타기, 영화 보기, 브라우니 만들기, 깨질만한 물건을 찾아 당장 내던지기 스트레스를 풀라는 것인가. 등산 가는 날, 대청소, 감사 인사 전하기, 새로운 명절 문화를 만들고, 생일 축하한다. 일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딸 스스로에게 멋진 선물을 해 줄 차례야 멋진 신발 사기, 가끔은 싫어하는 일 그만하기, 엄마의 레시피가 중간 중간에 들어있다. 다친 마음엔 카레가 특효약 염증을 가라 앉혀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사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훌륭한 책을 읽는 거야. 책에 네 자신을 맡기고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여행을 떠나 봐. 그러다 보면, 마침내 눈이 감길 때, 네가 다른 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더욱 감사하게 될지 몰라p67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살게 되면서 아이도 태어날 것이고 아이에게 엄마가 들려주었던 것처럼 자장가를 불러 주라고 당부한다. 살다보면 아픈 날은 반드시 올 거야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니까. 남들에 비해 더 대단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너보다 훨씬 더 고통을 겪는 사람은 세상에 많이 있으니까. 하지만 넌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제는 내 아이와 죽음에 대해 대화를 나누라고 한다.
일이나 삶, 이런저런 일로 사는 게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 선별 작업에 들어갈 때다. 우선순위 정하기. 버킷 리스트 말고 ‘죽는 날까지 꼭 피해야 할 것들’ 덕킷 리스트를 만들라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이상적인 죽음 계획하기 등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글과 그림을 보면 엄마의 무한한 사랑과 소중함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이 읽으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