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성의 서정 호러 소설은 처음 읽어본다. 공포스러울지 알았는데 오히려 따뜻한 소설도 있다. 저자인 야마시로 아사코는 본명과 다른 필명으로 활동중이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슬픔을 상실과 재생이라는 주제에서 바라본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아내와 둘이 사는 맨션에 유령이 나타났다. 피곤해서 그런 걸까 마음에 병이 들었나 아내에게 말을 하니 아내도 보인다고 한다. 방구석이나 침대에도 심지어 샤워할 때도 보인다. 우리에게 나쁜 짓은 하지 않는데 사적인 공간을 침입하니 마음이 불편하다. 심령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외출하던 날짜를 거슬러 추적을 한다. 물건에 귀신이 씌인거 아닌가 연구를 하다 귀신이 나타날때마다 그림으로 그려 블로그에 올려보았다. 비슷한 사람을 안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는 호러 소설을 쓰는 작가다. 후배 N이 연락이 와서 소설에 사용할 아이디어가 있는데 시간 관련 SF를 써보려고 한다고 하였다. 여자 친구가 술에 취하면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 과거와 미래가 뒤죽박죽 보이는데 술이 깨면 시간의 흐름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후배는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경마에서 돈을 벌었다. 어느 날 N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친구가 피를 흘리고 있는 N이 보이니 도와달라는 것이다. ‘는 여자친구가 술에서 깨어나는 걸 늦추기 위해 술을 계속 마시게 하라고 일러주었다. 그렇게 하면 후배가 무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곤드레만드레 SF]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세 명이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였다. 고등학교 시절, 네 명은 이쿠타메 요리코의 교복을 더럽히고 괴롭혔다. 얼마 뒤에 요리코는 자해를 하고 그담주에 장례식을 치렀다. 결혼한 에게 유키에의 편지가 도착했다. 태어난 아이가 자살로 몰아버린 요리코를 닮아서 죽였다는 내용과 우리랑 똑같은 일을 당할지 몰라걱정된다는 메시지였다. 태어난 딸은 요리코와 같이 눈밑에 점이 세 개 있었다. 죽어서도 복수하려고 다른 사람으로 환생한 것일까. 착하게 살아야 한다. 남에 눈에 눈물나게 하면 내 눈에 피눈물이 난다는 말이 떠오른다 [아이의 얼굴]

 

성차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남편과 헤어져 딸 유코와 살게 된다. 한달에 한번 아이를 보러 오는 남편과 세 번째 만남에서 셋이서 다시 시작하지 않을래?’ 말하는 것을 거절하자 남편은 여자에게 따귀를 갈겼다. 남편이 딸 아이를 데리고 도로에서 동반 자살 하는 모습을 본 충격으로 3년간 입원하여 약물치료를 병행하였다. 친정집에서 요양하면서, 산책을 나가면 엄마, 살려줘라는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람은 들리지 않는지 무심히 지나치고, 약물 부작용으로 환청이라면 이상할 것 없다. 딸을 지키지 못한 마음이 그 목소리는 신경이 쓰인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혼자 외출을 해보겠다고 약속을 하고 개천 옆에 집들 근처에 들려본다. 여자는 엄마유코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눈물을 글썽인다. 환청이 아닌 실제 사람인 여자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바다에 빠진 안나는 사후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죽으면 영화관에 입장하여 그동안 살아온 삶을 주마등처럼 필름으로 보여주는데 다른 사람 필름이 상영 되었다. 같이 배에 탔던 아이들 안부를 물어본다. “당신이 살던 세상에서 시계 초침이 1초를 움직이는 동안 이쪽에서는 한 시간이 지나가는 셈이에요.” 아직은 지상의 육체에 들어 있다고 천사가 말한다. 안나의 필름을 찾지 못하면 아이들이 바다에 빠질거라고 한다. 등장 인물들의 필름은 각양각색의 인생이지만 하나같이 축복과 비애로 가득하다. 모든 필름이 별처럼 반짝여 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잘 자요, 아이들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