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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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완독이 클럽에서 사전 리뷰단으로 선택된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형이 불치병 말기로 인생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을 때 본인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은 형의 생일 전날이었다. 이것을 모티브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슬프기는 하나, 이 이야기가 소설일 뿐이지 우레아 가족의 실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빅 엔젤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지각했다. 첫 문장이다. 이유는 읽어가면서 알게 된다. 몸이 쇠약해지면서 아버지의 유령이 보이면서 멕시코 사람은 실수를 하는 법이 없는데 중얼거렸다. 할아버지 돈 세군도는 멕시코 혁명 후 말을 타고 소노라에서 국경을 넘어 캘리포니아에 왔다. 1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으로 등록을 하고 임무를 잘 해냈다. 그 뒤 독일인을 증오하게 되었다. 영어를 배웠고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대대적인 멕시코인 추방 분위기에 남쪽으로 돌아갔고 데 라 크루스 가문은 다시 멕시코인이 되었다.

 

암 선고를 받고 70세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생일 파티는 오래 전에 알렸기에 막내동생인 리틀 엔젤은 시애틀에서 왔고, 올 수 있는 친척들은 다 왔다. 생일 일주일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장례식을 일주일 뒤로 미뤄서, 다음날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도록 일정을 잡았다. 사람들은 그의 명령에 따랐다.

 

자매형제들은 빅 엔젤이 미국인이 되고 싶어 한다 씹어대면서 가족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자신은 미국인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한다. 빅 엔젤은 페를라와 결혼을 하면서 그녀가 데려온 아들들을 보듬으려 하였다. 분노를 통해 완벽한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잘 먹히지 않았다. 여전히 생부를 기억하고 있는 인디오는 빅 엔젤이 꺾을 수 없는 저항을 시작했고 집을 나갔다.

 

그 시절, 빅 엔젤은 직업이 두 개였다. 가끔은 세 가지 일을 할 때도 있었다. 불쌍한 페를라는 어두운 아파트에서 고생을 했다. 그녀는 그저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었다. 엔젤이 왜 이토록 미국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건 더 나은 삶이 아니었다. 적어도 고향에서는 더불어 사는 이웃이 있었고, 웃음이 있었다. 심지어 희망도 있었다. 티후아나에서는 파티를 하고 싶으면, 길 한가운데에다 모닥불을 지필 수 있었단 말이다.p252

 

빅 엔젤은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기를 잘했다고 하였다. 본인보다 아들이 먼저 죽는 건 견딜 수 없으셨을거야 아내도 거들었다. 리틀 엔젤은 아버지가 미국 여자의 사이에 낳은 배다른 동생이다. 리틀 엔젤의 생모에게 쫓겨나자 빅 엔젤은 아버지를 모셨다. 사람은 아프거나 죽을때가 되면 옛날 일을 떠오르는 건지 빅 엔젤은 다양한 방법으로 어머니를 실망시켰다고 회상한다.

 

그는 수첩에 나의 멍청한 기도 제목들이라고 적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아내와 사랑을 못 나누는게 아쉬웠고, 걷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 페를라 여동생들에게 추파를 던지던 시절이 그리워했다.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싶지만 가족들을 위해 일만 해왔던 빅 엔젤을 가족의 지도자로 생각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그날 저녁 페를라와 빅 엔젤은 서로 당신 덕택이라며 덕담을 나누는 장면은 보기 좋았다. 이 책은 단 이틀 동안 일어난 일을 담았다. 어머니 장례식과 빅 엔젤의 생일 파티에 대한 것이고 한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 것이라 읽다 보면 많이 어수선하다. 음담패설, 농담을 동생과 자녀들에게 스스럼없이 하는 것이 멕시코 문화인지 적응이 쉽지 않았다. 대가족이 시끌벅적한 이틀 동안, 빅 엔젤과 그의 가족들의 추억을 읽으며 나도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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