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홈즈
전건우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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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시달려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는 공미리. 추경자의 콤플렉스인 몸매 품평을 하는 경찰 남편. 광선슈퍼 명목상 주인인 남편은 매일 성인 콜라텍으로 출근하여 혼자 가게를 지키는 전지현, 대학생 때 남자 선배의 아이를 임신하였고 어학연수를 떠나버려 2살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 박소희. 폭력은 아니지만 매번 무시 당하는 그녀들이다.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남자는 그 말을, 불끈불끈 살의가 솟아오를 때면 조용히 되뇌곤 했다. 그것은 가 해 준 말이기도 했다.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불씨를 심어 준 사람. 그가 속삭여 준 말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한다. 사냥꾼이자 포식자인 자신이.p45

 

여자 네 명은 광선슈퍼에 모여 곰인형 눈깔 붙이기 부업을 한다. 수개월 전부터 주공아파트 단지에 바바리맨 쥐방울이 나타나 피해자가 늘어나지만 경찰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상금이 천만원이 걸렸으니 상금을 타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상상을 하면서 뭉치기로 한다. 지현, 경자, 미리, 소희. 이름하여 주부탐정단이다.

 

 

 

탐정이라는 단어를 생각한 것은 미소신경정신과 박도진 선생 덕분이었다. 직업으로 삼을 필요가 있느냐 취미로 활동하면서 쥐방울인지 뭔지 꼭 잡으라한다. <쥐방울 체포 작전> 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자 새삼 가슴이 뛰었다. 탐정을 하려면 복장을 갖추어야 한다며 트렌치코트와 스카프를 장만하였다.

 

바야흐로 여름을 바라보는 5월 말, 트렌치코트를 맞춰 입고 꼼꼼하게 스카프를 두른 것도 모자라 선글라스까지 낀 네 명의 여자들이 배꼽이 빠져라 웃는 모습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p61

 

쥐방울은 광선주공아파트라는 허름하고 취약한 공간을 마주한 뒤 변태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경비 책임자 김광규 도움으로 CCTV 확보와 쥐방울 피해자들과 면담을 하였다. 여고생 때 친구들과 같이 바바리맨 보는 거랑은 달라서 소름 끼치고 무서운 거라고 토로했다. 피해자 대학생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쥐방울과 맞닥드려서 그후로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집 밖으로도 잘 못 나가는 휴우증을 겪고 있었다.

 

쥐방울은 어두운 밤길에서 이제는 한낮에도 대범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 날 공용 쓰레기통 앞에 잘린 손목이 비닐봉투에 담긴 채 발견이 된다. 스마일맨 뱃지와 함께였다.

 

소설 속 그남자는 웃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진심을 다해 웃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것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 자살카페에서 를 만났다. 죽는 것만이 심심한 삶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최선이냐는 물음에 무엇이 최선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남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갔다. 남자는 자신에게 다른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부탐정단은 열정적으로 탐문 수사와 수상한 사람을 쫒아가기도 하는데 막내 소희가 사라졌다. 경찰은 단순 가출일지 모른다고 한다. 살인사건도 일어나고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주부탐정단은 범인과 소희를 찾아 나선다. 쥐방울과 스마일맨은 같은 부류일까. 소설 중반으로 가면서 끔찍하고 스마일맨의 엽기적인 사건은 소름이 돋는다.

 

스마일맨이라고 자수를 해 온 남자가 있었다. 자수한 그는 혼란이 필요하다 했어요.’한다. 누가 사주한 걸까? 박도진은 자신도 범죄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희생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등 스마일맨에 대해 조사를 했다며 몇 가지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였다. 미리는 박도진 선생은 모르는게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고 주부탐정들의 안전과 소희를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지 긴장 된다. 

 

집안일에 치이고 무시당하기 쉽고 때로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마저 접어야 하는 주부들이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해내는 순간을 재미있게 보여 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이다. 추운 겨울날 책을 들면 놓지 못 할 가독성 좋은 소설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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