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번의 로그인 -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이미란 외 지음 / 경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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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이 책은 <책글연대> 라는 작은 공부 모임에서 출발했다. 글쓰기 치료에 공부해 보기로 하고 <글쓰기 치료 연구>라는 카페를 만들어 책을 함께 읽은 지 일 년쯤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콘셉트로 첫 시즌을 열었다. ‘100일 글쓰기다섯 시즌에 모두 참여한 사람은 500일 동안, 500번 이상을 카페에 접속해서 글을 쓰고 댓글도 썼기 때문에 [오백 번의 로그인]이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100일 동안 블로그 11포스팅을 하다 중간에 포기하였다. 내 블로그는 서평 위주이고 일부러 글감을 찾아 일상글도 적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자극 받아 일기를 다시 써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팔순 노모가 해주는 도다리 쑥국을 받아들고 맛있게 끓여 줘야지,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데.. 엄마의 말에 눈물이 핑돌며 이제는 내가 엄마에게 음식 공양을 해야 할 때가 된 거 같다고 깨닫는다.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할 무렵, 지역사회(슬리퍼 끌고 걸어서 갈 수 있는 반경 내를 말함)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칼퇴근 후 혼자 책 한 권 들고 집근처 카페에 가서 빈둥거리다 돌아오는게 일과였다. 핸드폰 속 남편 번호를 평생지기 내편이라고 해놓고 주문을 외우고 살아야 속이 편하다. 서운했던 세 가지가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사람 사는 것은 다 같은 모양이다.

  

  

 

순천에 와온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검색을 해봤다.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책 정리를 하다 보면 국어대사전 처럼 버리지 못하고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책도 있다. 국어대사전을 사놓고 잘 들여다보지 않는데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표준국어대사전 휴대폰 앱을 깔았다. 아들의 친구가 어린이집을 옮기게 될 것 이라는 말을 듣고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계속 연락하자며 서로의 부모님 전화번호를 주고 받고 통화를 하게 되었다. 일곱 살 꼬마들의 바람처럼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우정이 계속되기를..

 

헌법 개론을 강의하셨던 헌법학자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와 무난하게 법조인이 된 경우와 어려운 가정에서 고학으로 힘겹게 법조인이 된 두 경우의 법조인이 있다. 그럴 때, 이들 중 일반 잡범에게 누가 더 너그러운 판결을 내리겠느냐,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나 법조인이 된 경우, 자신이 체험해 보지 않은 생활고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는 판단이 많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 법조인이 된 경우에는 오히려 엄격하다. 자신이 어려웠지만 이렇게 성공하지 않았느냐는 관점이 일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경험이 좋은 스승이 되려면>(p150)

 

글쓰기가 잘 안될 때 고속도로 진입하는 방향을 틀어 어느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새벽 네시에 도깨비가 든 덕분에 돌발적인 일탈도 하고 글감도 생기고 일석 2조인 셈이다. 택배 대소동은 일상생활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 공감이 된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면 학부모회의 등 몇 번이나 학교에 갈일이 생기는데 워킹맘들은 시간을 못 내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집에서 주말에 지낸 이야기를 물어보지 않아서 성공했다는 5살 딸의 이야기를 듣고 주말에 특별한 일을 하지 못한 엄마는 미안해진다.

 

글쓰기 참여한 사람들은 각각 다른 직업에 종사하지만 책읽기, 글쓰기, 인문학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시즌 참여자의 글 세편씩이 실려 있고 글의 형식에는 제한이 없다. 솔직한 글쓰기에 생생한 댓글을 읽을때는 카페에 소속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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