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친구일까 - 소중한 존재에게 집중하기 위한 질문
빌헬름 슈미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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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처한 환경에 따라 친구도 바뀌는 것을 경험하였다. 우정은 중요하고 소중하다. 친구란 존재는 서로의 인생에 의미를 선물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의미가 단 한 번의 우정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세 가지 우정을 구분했다. 공동의 즐거움을 지향, 이익을 먼저 생각, 진짜 우정인 서로의 영혼을 어루만진다.

 

문화적, 개별적 관계없이 우정은 동성 간에 맺어지는 관계다. 이성 간 우정도 존재하긴 하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동성 친구는 쉽게 자신을 인정해주고 자신의 존재 방식을 지지해줄 수 있다.

 

친구는 서로에게서 유사점을 발견하고 같은 관심과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지만(유유상종), 정반대로 관심이 다르고 서로 너무 성향이 달라서 매력을 느끼기도(반대라서 더 끌린다)하기 때문이다.(p23)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세 번째 참된 우정은 목적을 추구하는 관계가 아니라 그 자체에 목적을 담는다. 상대를 그냥 좋아하고 그냥 상대와 함께 있고 싶다. 이런 우정을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냥 친구는 많아도 최고의 친구는 몇 명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21세기에는 한 가지 우정이 있는데 가상의 우정이다. 세계적인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맺어진다. 2004년 설립한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가상의 만남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날로그 공간에서도 우정을 쌓아갈 수 있다.

 

친구를 고를 땐 결의가 굳고 의연하며 꾸준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키케로

 

친구라는 존재 자체, 친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행복이다.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 내가 잘 지내는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몇 번이고 물어주는 삶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청소년시절에는 엄마 팔아 친구를 산다는 속담도 있다. 어릴적 엄마에게 들었던 말이기도 하고 실제로 딸도 엄마가 어디 가자 하면 다음에 가자고 하면서 친구에게 연락이 오면 한달음에 나가는 것을 보았다.

 

사랑은 감정인 것 같고 우정은 마음가짐인 것 같다. 사랑은 무생물에게도 느낄 수 있지만 상호간 우정은 합리적 선택을 동반하며, 합리적 선택은 마음가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마음가짐이지 감정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울적하고 침울한 상태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러나 그 상태에 매몰되어 친구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겨서는 안된다. 친구가 도와주고 지지해주더라도 고독은 소멸되지 않으며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살아야 한다.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 이해와 오해 혹은 몰이해, 가까움과 멀어짐의 대립을 오가며 우정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돈 때문에 우정을 잃고 싶지 않다면 빌린 돈을 돌려줄 날짜를 확실히 정하고 약속을 칼같이 지켜야 한다. 친구와 오래오래 우정을 이어가고 싶다면 될 수 있는 한 돈을 주고받지 않는 것이 좋다.

 

친구는 같은 자원을 두고는 경쟁하지 말아야 한다! 우정을 지키려면 관심 분야를 갈라서 서로의 영역은 절대 침범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므로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노철학자의 지혜와 통찰이 담긴 이 책은 나의친구, 우정, 관계를 점검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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