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새 스토리콜렉터 78
수재나 존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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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머리기사에는 여성의 시신이 도쿄 만에서 발견되었다. 실종된 영국인 바텐더 릴리 브리지스인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루시 플라이는 지진 새가 울던 날 오후, 릴리 브리지스를 살해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다. 제목에서 미스터리적인 지진 새란 위험을 알리는 소리로 경고나 징후 같은 게 아니었을까? 2019년 하반기 넷플릭스 기대 개봉작 영화 <지진 새>의 원작소설인 이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문단과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던 화제의 데뷔작이다.

 

릴리 브리지스가 죽었을 때 연인 데이지도 실종되었다. 루시 플라이는 영국 동부 요크셔 출신이다. 10년 전 일본 도쿄로 와서 번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현악 사중주를 이끌던 야마모토 부인과 일요일마다 만나 첼로를 연주했다. 자신이 두고 온 첼로에 걸려 넘어져 야마모토 부인이 죽음을 당했다. 그 후로 첼로를 다시 연주하고 싶지 않았다. 취미생활은 끝이 났다. 어느 비오는 날 신주쿠 거리에서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일본인 남성 데이지와 만난 이후 연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릴리는 남자친구를 피하여 도쿄까지 왔고, 일본어를 할 줄 모르니 부동산 계약하는 것을 도와주라는 영어 선생님 밥의 요청으로 만나게 된다. 릴리와 고향이 같은 루시는 자신의 잊고 싶은 과거를 환기시키는 릴리와 거리를 두지만, 그녀와 같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알고 마음을 열어 준다.

 

루시는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아빠가 전구를 갈고 있었다. 빛이라는 의미의 루시라는 이름을 지었다. 남자 형제가 없이 자란 엄마에게 일곱 아들만 특권의 일부이고 딸인 루시는 구박을 받으며 자랐다. 엄마가 싫어했기 때문에 일곱 형제는 루시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다. 가장 못된 오빠 노아가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당했다. 중학교 친구 캐롤라인 아버지와 관계를 맺고 그를 자살로 몰아갔다. 열여덟 살에 집을 떠날 때까지 유일한 친구 리지와 지냈다.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 런던으로 갔다 다시 도쿄에 정착했다.

 

저 소리는 뭐야?”

나는 그녀가 언급하기 전까지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말을 듣고 나서야 그게 내내 그곳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깨어나기 전부터, 내 잠 속 어딘가에서.

지진을 알리는 새.”

뭐라고?”

그 소리가 점차 줄어들면서, 방이 흔들리던 것도 멈추었음을 알아차렸다.

나도 뭔지는 모르겠어. 지진이 일어나면 항상 들리더라고. 나는 오래된 금속 조각이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주유소에서 나는 소리치고는 너무 멀게 느껴지더라고. 데이지는 그게 새라고 생각해. 지진 때문에 횃대에서 떨어진 밤새 종류일거라고.”

어딘가 멀리서 부츠 발로 빈 깡통을 차는 것 같은 소리야.”p181

 

루시는 사진 속에 남아 있는 데이지의 과거 연인을 질투하기 시작한다. 데이지는 카메라를 낡은 가죽 끈에 매달린 채 목에 걸고 다닌다. 찍은 사진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릴리의 남자 친구가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영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루시는 그 마음이 생기지 않게 사도가 섬에 다녀오자고 한다. 릴리는 데이지를 소개한 첫 번째 친구이다. 루시는 깊고 사적인 비밀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면에 숨겨져 있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진실과 기억, 집착과 배신을 다룬 [지진 새]는 첫 장부터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작가의 심리적 묘사가 깔려 있다.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루시가 들려주는 충격적인 독백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마지막에 모든 이야기를 뒤엎는 반전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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