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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제목을 보고 나도 운동하고 싶다 소리가 절로 난다. 동네 뒷산을 매일 오르던 때가 있었는데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살을 빼려고 운동을 하기 보다 운동을 하다 보면 살도 빠지고 건강도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저자는 스무 살부터 헬스클럽 회원이 되었다. 조각조각의 기간을 합치면 6년은 넘을 것이다. (헬스클럽 장기 등록의 꽃말은 기부야) 등록만 해두고 가뭄에 콩나듯 가는 것을 뜻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며 자주 못가는 것은 체중 감량만 목표로 삼았던 소극적인 자세로 임해서 그렇다. 나의 경우는 헬스를 등록하고 심하게 아플 때 빼고 빠진적이 없었다. 운동은 재미를 느껴야 할 수 있다. 15년 전 유방암 전 단계 수술을 받고 의사가 운동을 하라고 하여 헬스를 몇 년 했었다. 정형외과에서는 수영을 권하였지만 삼개월 끊어서 네 번 나가고 그만 두었다. 물이 무섭고 중요한 건 발차기가 안 되었다. 다음에 수영을 하게 된다면 아쿠아로빅을 해야 될거 같다.
나는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을 참맛을 모르고, 생리가 시작되면 관절이 약해지니까(사실) 운동하면 안된다며(게으름) 드러눕고, 비가오면 갈까 말까 망설이고, 그나마 등록비가 아까워서 억지로 몸을 일으킬 때면 걸음걸음이 울고 넘는 박달재다.p17
이 책을 읽어보니 저자는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한 사람이다. 흥미를 느낀 운동은 복싱이었다. 선천적으로 약한 관절에 수건을 던졌다. 수영은 수영복과 수모의 본전만 뽑고 그만뒀다. 댄스? 걸스힙합 수업 무료 체험으로 갔다가 50분도 못 채우고 도주했다. 스노보드, 스쿼시, 배드민턴 등을 했다. PT 큰마음 먹고 등록했다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PT는 1:1코치를 받는다는 것이다.
복싱이 아니었다면 취객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을 때 빨리 정신을 차리고 방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영장을 다니며 인싸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아줌마들이면 시간이 지나면 친해질 수 있는데 저자는 사생활이 노출되는 인싸가 아닌 아싸로 남고 싶었다.

유튜브 시대가 열리면서 홈트는 친숙해졌다. 홈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운동 공간에서 ‘정상 신체’ ‘잘 관리된 신체’의 타인의 신체를 품평하는 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에서 홈트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구독자들은 손쉽게 자신에게 맞는 유튜버나 운동을 고를 수 있다. 근력 운동부터 유산소, 스트레칭이나 셀프 림프 마사지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영상은 무궁무진하다.
여성이 헬스나 PT를 등록할 때 남자 코치에 대한 거부감으로 망설인다. 공감이 가지만 수강료 부담이 없다면 개인지도를 받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거 같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2014년부터 초등학교에 생존 수영 교육이 도입되었다. 어릴때부터 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꼭 필요한 교육이다. 수영, 아쿠아로빅, 필라테스에서 생리혈이 샐까 봐 동작에 제약이 생기는 일도 사라지게 하는 생리컵을 사용한다는데 정보가 없어서 잘 모르겠다.

[책날개] 9가지 중 한가지라도 해당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연예인 요가 다이어트가 붐일 때 헬스는 지겹고 요가원에 등록했다.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다리 내려, 다리 올려, 다리 내리지 말고 팔도 올려의 연속이고 활 모양으로 들어올리는 자세도 한다니 나같이 선천적으로 관절이 아픈 사람은 요가는 꿈도 못 꾼다. 저자는 지금은 아쿠아로빅과 필라테스를 병행하고 있다.
PT를 받는 여성이 남자 코치와 연애 감정이 생길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연애 감정이 싹트기 쉬운 배경에서 유사 연애를 판매하고 수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등록을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겠다. 화장을 지우지 않고 운동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예쁘게 보일 사람이라도 있는 것인지 어차피 땀을 흘리면 화장이 지워질텐데 말이다. 저자는 수영장에서 화장한 얼굴을 마주쳤을 때 기괴한 기분이 되살아났다. 수영장 물이 그래서 더럽다는 인식이 생긴건 아닐까 추측이 된다. 여러 사람이 전신을 담그는 물인데 물에 들어가기 전 깨끗하게 씻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