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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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숲의 시작, 바깥, 끝에서 마무리가 된다. 숲은 현수와 미수의 연결고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민음사에서 펴낸 오늘의 젊은 작가 1권이기도 하다. 조해진 작가 책은 처음인데 다른 작품도 읽어보려고 한다.

 

k시 기차역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나던 몇 시간 후, 자주 목격하던 사내들이 들이닥쳐서 삼촌과 숙모에게 협박을 하였다. 삼촌이 어딘가 전화로 소년을 실종 신고를 하고 사내들은 소년을 끌고 갔다. 엄마가 쓴 사채로 여섯 살이던 현수는 죽은 사람이 되었다. 가스폭발 사고의 사망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빌딩 로비의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미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삼촌 집을 나와 독립을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서울로 와 고시원에 2년 가까이 살았다. 낯선 도시에서 가족도 친구도 없이 지내다 자신을 꼭 닮은 윤을 알게 되면서 5개월을 사귀게 된다.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한 윤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공무원 시험과 취업에 실패를 거듭하고 미수와 같은 빌딩 보완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윤의 옥탑방에서 검은색 파일 케이스에 졸업 증명서와 성적 증명서가 눈에 들어왔다. 윤이 서류들을 낚아채 간 후, 미수의 전화를 받지도 않고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미수가 예뻐서 만났지만 괴로움이 그녀와 자신이 닮아서라는 걸 알고 나서 이유 없이 화를 내고 화가 나서 화를 내고 나면, 미수의 무반응에 화가 나는 식이었다. 미수와의 연애는 끝났다. 끝날 수밖에 없는 연애였다. 그날 이후 윤과 헤어지고 미수의 방에 변화가 생긴다.

 

소년을 데려간 보스는 서류 위조 브로커로 키웠다. 소년의 크로스 백 안에는 서른 명 정도 사람들을 증명할 수 있는 각종 신분증과 서류, 신용카드 등이 들어 있다. 소년은 그들 중, 누구도 아니다. 세탁용 세제가 늘어나고 샴푸 통이 묵직하게 무거워져 있고 면봉의 개수가 는 적도 있고 생수용 페트병에 새 생수가 담긴 적도 있다. 미수는 윤이 몰래 다녀간 것으로 생각을 한다. 현수가 누나의 방을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12년 전 그날 321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현관의 비밀번호도 0321이었다. 미수가 살고 있는 원룸 407호에 일년치 월세를 주고, 미수가 켜놓고 간 노트북에 블로그를 보고 누나의 일상을 짐작하기도 한다.

 

현수보다 일곱 살 많은 미수는 갑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에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죄책감과 그리움으로 살아가다 가끔 원룸에서 마주치는 소년을 보고 동생 현수를 찾아 나선다. 현수와 미수는 자주 꿈을 꾼다. 숲이 나오고 호수가 나온다. 소년은 호수 속 구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이 소설은 뜨거운 가족애를 느끼는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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