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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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란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저자 J.D 밴스는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 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길 바란다.

 

조부모님은 잭슨을 떠나 오하이오 미들타운에서 가정을 꾸렸고, 훗날 누나와 밴스가 나고 자란 고향이 되었다. 힐빌리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할보, 할모라고 부른다. 블랜턴가의 남자들 이야기, 많은 가족들 이야기가 담겼다.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도 우리 조부모님은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와 아메리칸 드림을 종교처럼 믿었다.(P63)조부모님은 지미 삼촌, 엄마인 베브, 로리 이모 삼남매를 두었다. 할보는 온화한 성격이지만 난폭한 술주정뱅이었다. 할모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난폭했다. 할보가 술을 마신 채로 소파에서 잠이 들었는데 휘발유를 온몸에 붓고 불붙은 성냥을 그어 가슴팍에 떨어뜨려 재빨리 불을 꺼서 가벼운 화상만 입은 채 위기를 넘기기도 하였다.

 

엄마 베브는 전도유망한 학생이었으나, 열여덟 살에 임신을 하는 바람에 대학 진학을 미뤄야 했고 고등학교 졸업하자 남자 친구와 결혼했지만 집에서 봤던 다툼과 사건이 반복되자 홀로서기를 한다. 학위도 남편도 없는 열아홉 살의 엄마 곁에는 어린 딸 린지 누나뿐이었다. 그 바람에 할보는 술을 끊었다. 별거에 들어간 조부모는 각자의 집에서 살았고,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함께 보냈다.

 

저자인 밴스는 1984년에 태어났다. 할보와 추억으로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었고, 문제를 착실히 푸는 날에는 아이스크림을 상으로 받았다. 아빠인 돈 보먼은 엄마의 두 번째 남편이었다. 저자가 걷기 시작할 즈음에 갈라섰다. 아빠는 돈 때문에 친권을 포기 하였다. 엄마는 전문대 간호학 학위를 받아서 간호사로 일을 했지만 약물 중독에 빠져 이상한 행동을 하였다. 엄마 곁을 스쳐갔던 아버지 후보자들이 있었다. 엄마가 새 아버지를 따라 여기 저기 옮겨 다니다 할모집으로 들어가면 할모는 손주를 사랑으로 돌봐주었다. 이부 누나 린지도 든든한 가족이었다.

 

골프팀 입단에는 실패했지만 제대군인원호법의 혜택을 받으면 재정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 싶어 해병대 입대를 한다. 해병대 복무 중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는 한 가지 사건이 아니다. 케이크 사건을 겪었던 첫날부터 제대명령서를 받아든 마지막 날까지 해병대는 밴스에게 어른답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오하이오주립대에 입학한지 111개월 만인 20098월에 복수 학위를 취득하며 최우등 학생으로 졸업했다. 가장 가고 싶었던 예일 로스쿨 입학이라는 성과를 이루면서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었다. 개천의 용이 난 것이다. 크고 작은 가족이야기 그들의 문화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배신자로 불릴 위험을 각오하면서 이 책을 쓴 용기가 대단하다.

 

나는 예일 로스쿨 졸업생이고 명성 있는[예일로 저널]의 전 편집자이며 변호사 협회의 건실한 회원이었다. 두 달 전 어느 맑은 날에 켄터키 동부에서 우샤와 결혼식도 올렸다. 성을 밴스로 바꾸면서 마침내 나도 가족들과 같은 성을 갖게 됐다.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중략)나는 청운의 꿈을,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해냈다. 최소한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리라. 그러나 신분 상승은 결코 뚜렷하게 이루어지는 게 아닐뿐더러, 떠난 세상은 자꾸만 나를 다시 잡아끌려고 하게 마련이다. 엄마가 다시 마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것이다.(p366~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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