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형 인간

도파민형 인간 -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대니얼 Z. 리버먼.마이클 E. 롱 지음, 최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더 많은 것,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끊임없이 매료되는 사람들을 도파민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도파민은 쾌락과 아무 상관이 없다. 쾌락보다 더 섬세하고 심층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도파민 역할인데 미술, 문학, 음악과 같은 예술에 심취하고 성공을 추구한다. 과학 실험이 등장하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도파민은 뇌 속 무서운 조종사다. 사랑이 식는 이유는 인간의 뇌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갈망하도록 빚어났기에 갖가지 가능성을 삼아 미래를 꿈꾼다. 반면에 익숙해진 것에 흥분과 기대가 사라지고 다른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과학자들은 ‘보상예측오류’라고 부른다. 동네 빵집을 예를 들어 설명을 해 놓으니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아니면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변덕쟁이든가

서맨사가 숀과의 결혼 생활이 무미건조할 때 구 남친을 우연히 마주쳤다. 서맨사의 가슴속은 온갖 연애감정이 되살아났다. 도파민 폭발에 의한 흥분이 오랜만에 반복된 것일 뿐 신선한 감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로맨스의 열기는 언젠가 식기 마련이고 그곳에서 선택의 기로는 우리들 몫이다. 도파민은 사랑의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 도파민은 만족을 모른다. “더,더!” 만을 외칠 뿐.

식탁 위에 놓인 도넛을 보면 뇌의 욕망회로가 활성화된다. 도파민은 미래만 생각하며 뭐든지 더 많이 쟁이는 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아도 상관없이 도넛을 집어 먹는다. 약이 사람들을 중독시킬수 있는 이유는 도파민 욕망회로를 깨우는 효과 때문이다. 통제회로는 체중 감량을 할 수 있고, 게임중독에 빠져 나올 수 있다. ‘통제회로’를 적절히,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미래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구상하고, ‘욕망회로’를 잘 이용하는 사람은 과감한 추진력과 열정적 끈기로 획기적인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도파민 회로를 자극한다. 파킨슨병 치료로 도파민 분비 촉진제를 복용한 남자는 도박중독에 빠져 집을 처분하였는데 약을 끊으니 도박 충동이 사라졌다. 다른 부작용도 있는데 성욕 과잉이다. 한 사람을 성욕의 노예로 만들고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덫은 파킨슨병 치료제 말고도 도파민, 과학기술, 포르노의 삼박자가 들어맞을 때가 그런 경우다.

우리들 대부분은 천재도 미치광이도 아니지만 꿈은 정신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똑같이 잠을 자도 어떤 날은 꿈을 꾸고 어떤 날은 꾸지 않는다. 잠에 취한 상태에서 완전히 깨기까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나의 사고 기능은 꿈을 꾼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다를까 뉴욕 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실험을 하고 분석을 했다. 많은 예술가들은 꿈에서 영감을 찾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도파민과 진보주의의 유대관계는 실존하는 인구집단에서도 목격된다. 창의력이 뛰어난 소수의 도파민형 인간들이다. 환경 변화를 유독 보수주의자들만 힘겨워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DNA의 차이 탓일 가능성이 높다. 도파민 수용체의 일종인 D4 유전자 변이형 중 7R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새로운 것에 끌리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간단한 실험으로 정치적 성향도 바뀐다. 진보주의자의 뇌와 보수주의자의 뇌는 확연히 다르고, 둘을 서로 이해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사람들은 구민에게 최선인 해결책에 표를 던진다. 진보주의의 진심은 국민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고 보수주의의 진심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파민의 위력이 대단하다. 도파민형 인간들의 미친 열정과 끈기, 비상한 창의력의 원천이 궁금하다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