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평점 :

한정판 리커버 표지가 예쁘다. 카시오페아 해시태그 당첨이 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프롤로그에 사람들은 저마다 말을 담는 그릇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크기에 따라 말의 수준과 관계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나의 말 그릇의 크기는 얼마큼일까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어렵게 고민을 털어놓은 친구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내 말만 한 적은 없는지, 아이의 말을 끊어 버리고 엄마만 말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도 되고 공감이 되는 글이 많았다. 말은 한 사람의 인격이자 됨됨이라고 하는데, 말은 한 사람이 가꾸어 온 내면의 깊이를 드러내기 때문에 말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내면이 성장해야 한다.
다양성을 고려하며 유연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말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부른다. 말 그릇이 작은 사람들은 조급하고 틈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차분하게 듣질 못한다. 그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로만 말 그릇을 꽉 채우기 때문이다.

저자의 아이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방본부 세트 레고를 조립을 다 마치고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하다 실수로 떨어뜨려서 아이는 울고 말았다. 다 엄마 때문이야! 라며 우는 아이에게 많이 속상하구나 위로를 해주니 울음을 그쳤다. 아들은 속상함이라는 감정을 배웠다. 다음에 비숫한 상황이 생긴다면 그때마다 화를 내기보다는 속상하다고 말하고 감정을 추스르게 될 것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종종 ‘나의 말’과 ‘상대방의 말’이 너무 달라 갈등을 일으킬 때가 있다.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해보려고 하지만, 어느새 언성은 높아지고 감정은 격해진다. 이런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머릿속 공식에 대한 이해’다. 한 사람의 특별한 공식과 감정은 실타래처럼 엉켜 있기 때문이다.p99
책에는 공식을 발견하기라고 한다. 나의 공식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공식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책 속의 문장을 연습해보면 좋을 거 같다. 저자의 공식의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럴때는 내 공식을 수정하지 않으면 아이와의 관계가 어려워지고 행복한 워킹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를 바꾸면 편안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말은 대물림이 된다가 내 마음을 뜨끔하게 하기도 하였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듣기에 오해 중 하나는 경청은 듣기 싫은 이야기도, 관심 없는 말도 그냥 참아내는 기술이 아니다. 관찰력, 이해력과 상황판단 능력도 중요하고, 직관력, 상상력, 추리력도 필요하다. 듣기에 오해 두 번째는 한 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를 치자는 1-2-3 법칙이 있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조율하기’ 기술을 추천한다. 3가지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게 좋다.
․ 바라보기 ․ 같이 걷기 ․ 소리내기
바라보기는 대화는 눈 맞춤에서 시작된다, 눈빛과 눈빛을 마주쳐야 비로소 대화가 된다. 같이 걷기는 혼자서만 앞으로 뛰어나가지 않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은 채 상대방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가야 한다. 소리내기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끝까지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음성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랬구나.”“정말?”“맞아.”등과 같은 추임새나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처럼 다음 대화를 이끌어 내는 표헌들이다.
마흔을 넘기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인격이 표정 안에 고스란히 새겨지기 때문이다. 경험이 많아지고, 삶의 연륜이 더해질수록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무게감에는 말에 대한 책임감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