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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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만 헤어져요

 

    

20189월 연재를 시작해 순식간에 16만 팔로워를 모으며 인스타툰 최고의 화제작으로 에세이에 수록하였다. 둘이 되어 사는 결혼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되는 이혼, 그 이혼을 돕기도, 막기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다.

 

대화 내용이 만화로 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저자는 학창 시절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상담사나 중재자를 미래의 직업으로 상상하였다. 8년 차 변호사인데 아직도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는 게 전혀 힘들지 않다니 천상 변호사님이시다. 항상 옆에 친구처럼 멘토처럼 미래를 함께 모색해주던 영원할 것 같던 아버지가 변호사가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직감대로 변호사는 천직이란다.

 

변호사의 역할은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변호사 초창기 많은 사건과 의뢰인 들을 감당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드라마 속 변호사 모습을 기대하는 많은 의뢰인들 때문에 벅차고 힘든 적이 많았다. 시도때도 없이 전화가 오고 전화 달라는 포스트잇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사건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렇게 이혼 변호사가 되었다.

 

절친이나 지인의 결혼식에 화환을 보내는데 이혼 전문 변호사 결혼하면 더 내 생각날걸 문구를 보냈다가 친구 아버님에게 해명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다음에 화환을 주문할때는 변호사만 넣어달라고 했다.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하나요. 7,80대 어르신들은 다 거기서 거기다라고 많이들 말씀 하시는데, 이혼 변호사로 살다 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거 같다는 최변이다. 잘 싸우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 무조건 참기만 하는 사람은 좋지 않다. 상대방에게 현명하게 주장을 전달하고 서로 조율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뭐든 잘 해낼 사람이다.

 

이혼 변호사의 보람은, 꼭 이혼을 잘 시켜켰을때만 있는게 아니다. 소송 전 상담을 마치고 당사자의 분노와 고통을 가득 담아 키보드가 부서지듯 소장을 작성하고 있는데 문자가 온다. “변호사님 이혼 안 하게 됐어요. 죄송해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소송 하다가 상담을 통해 서로의 진실을 알게 되어 화해하고 더 잘 살게 되었다면 좋은 일이다. 황혼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데 자식이 성인이 되고 나서 이혼을 결정하거나 자녀들을 결혼시킨 후 변호사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숙제를 마쳤다는 말을 한다. 어떤 할머니는 50년대로 돌아가서 상담은 종착역 없이 시간 여행을 하다 변호사님이랑 이야기 하면 맴이 많이 편해지는 거 같어 고마움을 표시한다. 수십년을 참다가 이혼 결심을 어떻게 했냐는 물음에 아들이 강하게 설득을 했다. 어렸을 때 울며 뛰쳐나가시던 어머니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장성한 아들이 고사리 같았던 그 손으로 어머니를 종착역에 모셔다 드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된 결혼, 자신의 아이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의 아이이고 이미 정이 들어서 키우겠다고 했다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보내준다. 남편이 친구의 부인과 바람이 나는 경우 증거를 잡아서 이혼에 성공한다. 아내가 의부증인데 원고의 변호사인 저자에게 내연녀로 착각했던 이야기들은 재미있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웃픈 변호사 생활이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간에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왜 그러고 사느냐는 등 더 참으면 바보라는 등 그 정도 가지고 경솔하게 결혼 생활을 정리하느냐는 등, 남들이 비난하든 말든 정답은 자기 안에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p284) 

 

결혼한 이들의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결혼하면 불행해질 거라는 뜻이 아니다.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지만, 그 행복을 얻으려면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그러니까, ‘각오하라는 말 아닐까.(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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