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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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이 벌어지던 뉴욕, 에디는 열한 살 큰딸 애너를 데리고 맨해튼 비치의 대저택의 덱스터 스타일스의 집을 찾는다. 에디는 한때 주식 중개를 통해 큰돈을 벌었지만 대공황과 함께 일자리를 잃었다. 부의 치장물(검은담비털,진주 목걸이,아파트)이 하나씩 품에서 떠나갈 때 더넬런은 돌아온 것을 환영하며 듀센버그를 사고 조합원증을 주었다. 브롱크스의 같은 소년 보호소 출신의 더넬런의 심부름을 해주며 빠듯한 임금을 받았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한 보수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이곳에 온 것이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작은딸 리디아가 있게 리디아에게 비싼 휠체어를 사주어야 한다.

 

그는 끝에 다다랐음을 알았다. 눈을 감고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았다. 해변, 추위, 근사한 점심식사, 하얀 식탁보, 브랜디, 의자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를 덱스터 스타일스에게 보낸 것은 의자만이 아니었다. 뭔가를 바꾸고 싶다는 꺼지지 않는, 절박한 바람이 있었다. 뭐든 상관없었다.p60

 

애너는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일하게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리디아를 돌봐야 한다. 아버지는 열네 살이 되던 해 떠났다. 당시는 전쟁중이어서 군대에 가든지 사라지는 남자들이 있었다. 남자들도 힘들어 하는 다이버에 지원을 하게 된다.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장비와 목숨을 위협하는 훈련을 받고 여자라는 이유로 조롱과 멸시를 참아낸다. 친구를 따라간 나이트클럽에서 암흑가 거물인 덱스터와 마주치자 맨해튼 비치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덱스터는 군인 출신 고위층의 딸과 결혼해 합법적인 나이트클럽을 몇 군데나 소유한 사교계의 거물이자 갱스터 조직의 간부로 우뚝 섰다. 그림자 세계 Q씨가 주류 매매로 벌어들이는 어머어마한 액수의 돈을 세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애너는 아버지의 실종이 어릴 때 만났던 덱스터와 연관이 있는 걸 눈치 채고 접근하기 시작한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사라졌던 애너의 아버지 에디 케리건이 살아 있었다. 오 년여의 생활을 끝내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급료를 정산한 뒤 두달 간 고등선원 훈련을 받기 위해 앨러미다행 기차에 올랐다. 그동안 에디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소설 애너, 에디, 덱스터, 바다 곁에서 나고 자라 바다에 자신의 존재 근거를 투영한 사람들이다. 세 사람 각자의 삶을 통해 시대를 정의하고 시대의 욕망을 규명한다. 강한 여성 애너의 이야기를 그린 670페이지 요약이 쉽지가 않다. 한가할 때 음미하면서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제니퍼 이건은 가히 시네마스코프에 비견될 만한 문체를 동원하는 동시에 리얼리즘의 시각에서 2차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사회상을 구현한다.(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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