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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ㅣ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평점 :
에드거 월리스의 미스터리 걸작선 수선화 살인사건을 재밌게 읽었다. 공포의 천사를 펼치는 순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이 소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는 지혜를 담았고 놀라운 반전과 시원한 결말이 좋았다.
제임스 메레디스는 약혼녀 진 브리거랜드의 위증으로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언도받는다. 메레디스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는 브리거랜드가 엄청난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라고 믿는다. 법원 입구에서 천사처럼 아름다운 얼굴에는 창백하고 슬픈 표정이 서리어 있지만 그 얼굴은 내려진 블라인드 뒤로 사라졌다.
3년 전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리디아는 혼자가 되었다. 당시 아버지에게 빚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하고 채권자들에게 아버지 빚을 떠맡아 책임지겠노라 선언한 것이다. 리디아 베일은 ‘데일리 메가폰’제작사의 직원으로 괜찮은 보수를 받고 있었지만 매달 쇄도하는 빚 독촉에 시달렸다.
메레디스는 서른 살이 되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아버지 유언대로 전 재산 60만 파운드가 진 브리거랜드에게 넘어간다. 약혼녀 진 브리거랜드는 메레디스의 사촌뻘 친척이다. 잭 글로버는 그것을 막기 위해 빚더미에 힘들게 생활하는 리디아 베일을 찾아가 메레디스와 혼인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살아 있는 동안 매년 5천 파운드를 지불한다는 말에 이게 꿈은 아닌가 생각하다 제안을 받아들인다. 결혼식을 마친 후 메레디스는 살해를 당한다. 누가 살인을?
메레디스 가의 상속녀 리디아는 잭이 마련해준 저택으로 이사를 한다. 재그스라는 경호원을 한 명 두는데 나이가 많고 몸도 약간 불편하다니 경호를 얼마나 할까 싶었지만 리디아가 위험할 때마다 나타나 구해준다. 진 브리거랜드가 리디아를 살해하려고 한다. 잭 글로버가 말을 한다. 그것도 네 번이나 당하고도 리디아는 그럴리 없다고 믿으려 하지 않는다. 진은 천사 같이 예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확인하고는 엄숙한 그의 두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구부정한 허리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남자로, 뾰족한 흰 턱수염과 흰 눈썹이 매를 연상케 하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오른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왼손으로 낡은 모자를 가볍게 만지며 인사를 건넸다. “실례.” 상당히 쉰 목소리였다. “재그스이올시다! 오늘부터 일을 맡게 되었습죠.”p88
잭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나는 진 브리거랜드와 똑같은 범죄자의 심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내겐 법을 향한 건전한 존경심이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건강한 감각도 있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갖게 되면 행복할 수 없는 부류가 있는 반면, 그것이 진짜 돈이기만 하면 돈을 많이 가진 것을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나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브리거랜드 양은, 글쎄, 과연 무엇에 행복해하는지를 잘 모르겠단 말입니다.”p218
진 브리거랜는 소설을 쓰는데 자신의 손목이 아프니 리디아에게 대필을 해달라고 한다. 유언장 목적으로 쓰일터였다. 몇 명의 남자들도 천사가 시키는대로 하다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진 부녀가 살인 계획을 이야기 할 때는 화가 났다가 재그스의 정체를 알고 나니 웃음이 났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연인 의자’에 앉으면, 미래에 짝이 될 연인 이름이 당신에게 나타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믿고 국경을 넘으려 길을 떠나는 리디아.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브리거랜드에게 끌려 다니는게 못 마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