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죽지 마
우대경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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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의 강렬함에 끌린다. 죽다가 살아난 사람들. 사람 목숨 파리 목숨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지만 오죽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할까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다. 표지만큼 강한 흡입력 때문에 단숨에 읽었다. 나는 수십 년 전 마포에 살면서 마포대교를 자주 걸어 다녔다.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때 옛 생각에 젖어 든다..

 

부산에 살고 있는 우대경 작가는 초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은 큰 관심사였고 교사를 업으로 삼은 후에도 작가를 동경해왔다. 소설 한 권을 읽고 나면 소설 쓰기에 대한 열망이 더 뜨거웠다.

 

살면서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 어릴 때 아빠의 사고로 엄마가 집을 떠나고 불편한 몸으로 아들 하나 보고 살던 아빠마저 돌아가시고 아빠가 남겨둔 유산? 보험금마저 못 타게 된 시우는 자살을 선택했다. 마포대교에 뛰어내리지만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고 살아서 기쁘다기보다는 정해진 날짜에 죽지 못했다고 화를 내고 다시 뛰어내린다. 또 누군가 구해준다. 죽어도 죽지마! , 미쳐버리겠네. 제발 죽으려고 하지 말어

 

새벽 3. 혜지는 마포대교에서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곤히 잠들었던 태서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 있는 마포대교. 태서만 있었더라면 절대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태서를 잃은 곳에서 생을 마무리하려 했다.(p111)

 

사고로 아들을 잃고 살아갈 자신이 없던 혜지는 성폭행을 당한다. 아빠를 잃고 친척집에서 살게 되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죽을 결심으로 마포대교에 뛰어 드는 수호와 혜지는 노인 천사가 살려준다. 세 사람에게 거액의 돈을 주며 서울이 아닌 섬에서 함께 살아라한다. 일년을 살고 나면 나머지 돈을 지불해주겠다고 한다.

 

구름. 이라고 했다. 혜지는 스스로를 늘 그렇게 생각해온 듯했다. 순간 시우의 머리에 혜지와 함께 본 노을이 떠올랐다. 비로소 가족이라고 느꼈던 해청도에서의 그날, 그날의 노을에도 구름이 끼어 있었다.(중략)“혜지야. 모두 맑은 날을 꿈꾸지만, 진정 아름다운 노을을 보려면 적당한 구름이 필요하대. 내게 낀 그 구름이 남은 인생에서 미치도록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게 도와줄 거야.”(p353)

 

해청도 섬으로 들어가 가족 아닌 가족이 되어 생활을 하는데 옆집 사는 사람들이 수상하다. 추정우의 팔뚝에 선명하게 도드라진 핏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을 뻔하다. 부인 명미희는 신들렸다며 이상한 소리를 한다. 며칠이 지나 섬 주민인 권순자씨가 가족을 그리워 하다 자살을 하게 되면서 조용한 섬이 들썩인다. 어느 날 혜지가 납치를 당하게 된다. 세 사람의 목숨을 구해준 만큼 천사가 나타나 구해주기만을 기도한다. 소설이 아무 사건도 없이 읽히면 재미가 없겠지만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이야 말하고 싶어 근질 거리지만 참기로 한다. 무엇보다 따뜻한 결말에 감사하다. 개나리 꽃말처럼 기대와 희망으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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