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과 허무에 시달리던 어느 날, 철학이 내게로 왔다. 이렇게 읽는 순간 내 블로그 타이틀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힘들 때 책을 만나서 [책이 내게로 왔다]로 정했다. 이 책은 덴마크 심리학자인 저자가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철학을 강의한 것을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으로 풀어냈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삶은 의미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로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정작 자기 삶의 의미는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삶의 의미를 묻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며, 이런 주제를 다룬 콘텐츠가 쏟아지는 현상을 건강한 신호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저자는 비행기 기내 잡지에서 우리는 왜 선해져야 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는 5가지 대답을 제시하였다. 첫째, 베풀 때 행복을 느낀다. 둘째, 베풀 때 우리도 받을 수 있다. 셋째, 다른 사람이 감사하는 마음을 품게 한다. 넷째, 건강에 좋다. 다섯째, 베푸는 일은 전염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게 만든다. 세상이 험악하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나부터 사람들에게 선하게 대하고 베풀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으로 사는 것 또한 목적이 있다고, 바로 그것이 우리가 이성에 따라 살아야 하는 거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맡게 되는 다양한 역할과 자리는 그것을 정의하는 일련의 규범적 당위를 토대로 한다.

 

 

책은 영화[타이타닉]에 대해 거대한 배가 가라앉고 수많은 이들의 운명이 난파되는 과정에서 사랑과 증오 같은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그런 난리통 속에서 노년의 부부는 선실에 남아 침대에 침착하게 누워 서로를 다정하게 끌어안고 말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것을 보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가 의문을 던진다. 보통은 바닥을 뒹글며 비명을 지르게 되지 않을까요? 가만히 있으나 바닥을 뒹구나 죽기는 마찬가지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존엄하게 반응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본능적으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니체는 인간이 약속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라고 생각했다. 다른 동물은 이런 능력이 없기에 오직 인간만 반성적인 자의식을 가지며 오늘과 내일을 연결해서 이해한다. 키르케고르는 정신은 자기라고 한다. ‘자기란 관계 그 자체와 관계하는 관계라고 결론짓는다. 키르케고르의 자기 개념은 우리가 우리의 정신과 신체, 그리고 그것에 영향을 주는 세상과 관계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이 모든 것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서도 관계를 맺고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한나 아렌트는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지도를 받고 공부했다. 나치의 프랑스 침공 이후에 체포되어 수용소에 억류되었다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아이히만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개인적인 성격이 우리를 심란하게 할 만큼 평범했다는 것에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묘사했다.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아이히만은 독일제국의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을 뿐 저지른 범죄의 동기는 악의가 아니라 사유 없는 복종이었다.

 

60년 전인 1960, 그는 가족과 함께 기차를 타는 대신 자신의 책을 낸 출판사 사장이 모는 굉장히 아름다운 스포츠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기로 결정했다. 미처 쓰지 않은 기차표가 나중에 그의 재킷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 카뮈의 죽음은 자신이 다뤘던 철학적 주제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바로 삶의 부조리 말이다. 알베르 카뮈의 교통사고로 인한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말한다.

 

카뮈는 자유의 내적 가치를 분명하게 옹호했다. 행복과 복지가 보장된다면 자유는 없어도 된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자유를 단지 우리가 가진 욕망을 실현하는 것으로 취급한다. 자유에는 이러한 소극적인 측면도 있다. 교도소나 독재 사회에 살고 있다면 절대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소크라테스는 철학이 죽음을 위한 수련이며, 철학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죽음을 덜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몽테뉴는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이자 철학으로 삶의 의미를 되찾는 심리학자 스벤 브링크만은 주로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서가 옹호하는 앞선 두 입장은 주관적인 만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성격이 같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욕망의 노예나 폐쇄적인 나르시시스트로 만들 뿐,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불안하고 허무한 감정을 결코 지워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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