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이 없습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 들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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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고는 평범하게 보통의 삶을 살던 50대 주부이다. 한푼 두푼 저축해서 남편 퇴직 전에 장기주택융자금 거의 다 갚아가고 아이 둘을 사립 대학에 보낼 수 있었고 주택융자금 상환도 2년 남았다. 통장에 간신히 모아놓은 12백만 엔이 있고 연금 받을 수 있는 65세까지 생활예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결혼을 앞둔 딸, 예비 사위 집안은 대형마트를 경영하던 부잣집, 비즈니스상의 접대 목적으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르게 되면서 딸 사야카가 사돈댁에 휘둘리며 남편은 체면 때문에 큰돈이 나가는데 아무렇지 않아 한다. 딸이 시집살이를 당할까 답답하지만 돈을 지출한다.

 

그러던중 시아버지 장례식 비용까지 아츠고네가 책임을 지기로 했다. 시댁은 대대로 와구리당이라는 과자집을 했지만 남편과 시누이는 대를 잇지 않았다. 결국 시부모님은 가게를 판 돈 2억엔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시아버지가 암에 걸리고 시어머니는 고혈압 뇌경색을 앓게 되어 최고급 요양원에 입주해서 돈이 바닥이 난다.

 

설상가상 아츠고 부부 모두 해고당하고 직장도 구해지지 않는데, 딸은 결혼 이후 집에도 오지도 않고 딸네미를 찾아가도 문전박대 당하여 돌아온다. 집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혹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시어머니에게 매달 보내는 9만 엔의 생활비까지 버겁게 되었다. 남편과 의논한 결과 호화로운 요양원을 해지하고 집으로 모셔오기로 한다. 아츠코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면서 의외의 위로를 받기도 한다. 마냥 철없어 보였던 시어머니와 함께 연금사기와 실종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펼쳐지지만, 그 속에서 시어머니의 본 모습을 보기도 하고, 사츠키와도 더욱 돈독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역시 소심한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문화교실 꽂꽂이 강사 죠가사키 선생님이 남편을 살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아츠코와 사츠키는 충격을 받는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없었는데 남편이 회사 직원과 바람을 피우고 임신을 시켜서 맨션을 받고 이혼을 했다는 미노루씨, 나약한 줄만 알았는데 결혼하고 씩씩해진 사야카, 남편의 동생 시지코는 이제 어머니를 자기가 모시겠다고 한다. 그동안 외로웠던 시누이는 어머니와 티격태격 하며 쇼핑도 하고 여행도 다닌다.

 

이 소설을 읽으며 아츠코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갑자기 끼어든 신경 쓰이는 사건들을 함께 헤쳐나가며 답답한 현실을 잊고 조금이나마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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