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
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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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픽스와 베벌리 키팅 부부는 둘째 딸 프래니의 세례파티를 연다. 이웃, 친구, 교회사람들, 베벌리의 여동생, 자신의 형제들, 부모들, 관할구 전체라 해도 될 만큼의 경찰들이 모였다. 픽스는 경찰이었다. 그 중에 진을 들고 나타난 초대 받지 않은 남자 앨버트 커즌스가 있었다. 커즌스는 지방검찰청에 근무하고 있다. 이 표지에 나오는 상큼한 오렌지와 버트가 가져온 진과 섞어 술을 만들어 마신다.

 

버트는 부인 테리사가 아이스바 틀에 오렌지주스를 넣고 얼려 만든 아이스바를 먹었고 저녁에는 얼음을 넣은 오렌지주스에 보드카나 버번, 진을 따라 마셨다고 하니 파티에 온 사람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파티가 무르 익어갈 무렵, 모두가 취한 저녁 버트가 베벌리에게 키스를 한다.

 

한 번의 키스가 네명의 부부와 여섯 아이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버튼 키즌스와 베벌리 키팅은 각자의 배우자와 이혼을 하고 결혼을 해 버지나아로 떠났다. 커즌스의 아이들과 키팅의 아이들은 버지니아에서 매년 여름을 함께 보낸다. 서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일일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처럼 보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환멸이라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묘하지만 진정한 애정을 나누고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여섯 아이가 함께 보낸 그 나날이 늘 재미있었던 건 아니고 대부분의 나날이 재미있지 않았지만, 그들은 뭔가를, 진짜인 뭔가를 하고도 결코 들키지 않으며자기들끼리의 비밀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그렇게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던 그 여름의 나날은 한순간의 비극적인 사고로 끝이 나고, 남은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 한편엔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모두가 조금씩 죄책감을 품고 있는 그 비극이 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 소설은 여러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2장에서는 프래니가 나이를 먹었고 픽스는 암 치료를 받고 있다. 픽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픽스가버트는? 그 늙은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묻는다. 세 번째 여자가 있었잖아. 베벌리와 헤어졌나? 버트와 헤어진 테리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찰청 비서로 일하게 되었다. 3장에서는 과거 여섯 아이들의 유년 시절을 이야기한다. 버지니아에서 여름을 보내던 아이들 여섯은 버트의 차안에서 권총을 가지고 모험을 한다. 4장에서는 시카고의 바에서 일하며 소설가 리오 포즌을 만나는 이십대의 프래니를 보여준다.

 

그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자신이 파머하우스에서 리언 포즌을 만난 이야기를 오래도록 계속하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시카고에서 로스쿨에 다니다 그만두지 않았다면 바에서 일하는 일은 아예 없었을 거예요. 그녀는 훗날 자신의 아버지와 버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p131

 

프래니가 칵테일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작가 리오 포즌을 만나 사귀게 된다. 그것도 서른 두 살이 많은 남자. 그 당시 리오는 소설가로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프래니의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 여섯 아이가 함께 보냈던 그 사고에 대해 들려준다. 리오는 이야기를 소설 커먼웰스를 썼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커먼웰스를 읽으면서 오십년 삶의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바빴다. 아이들이 여섯이고 주변 인물들의 각자 이야기를 담아서 조금 산만했지만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던 소설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소설과 같지는 않지만 인생은 상실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커먼웰스의 작가 앤 패칫의 자전적 소설이다. 앤 패칫의 부모가 이혼을 했고 어머니가 자식이 넷 있는 남자와 재혼을 하여, 그녀 또한 어느 날 낯선 가정에 던져졌다. 앤 패칫의 어머니는 이 소설에 대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앤 패칫은 이 책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은 하나도 없지만 감정은 아주 흡사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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