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다 읽고 난후 여운이 남는다. 가제본을 읽어보고 뒷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던차에 완성본을 읽게 되었다. 작가의 나이를 보면 놀란다. 현재 만 열다섯 살이고 만 열네 살에 이 작품으로 작가 데뷔를 하였다. 일본에서는 천재 소설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가난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젊은 엄마와 어린 딸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단 하나의 감동 소설이다.

 

하나미는 아빠가 없어서 쓸쓸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 답하기가 늘 곤란하다. 초등 4학년 때, 친구 미키의 아빠와 셋이서 볼링장에 갔다. 친구가 아빠, 아빠 부르는 바람에 자신도 무심코 아빠라고 불렀다가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 경찰서에 지명수배범의 얼굴 사진을 보고 하나미 아빠도 강도살인이나 흉악범이지 않을까 도망다니느라 자신과 살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엄마랑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뭐가 좋을지 얘기한 적이 있는데 벌레가 좋겠다는 대답이었다.

먹고 배설하고 그냥 사는 거야. 삶의 보람이니 의무니 과거니 장래니 일이니 돈이니 하는것과 관계없이 단순하게 살다가 죽는 게 좋겠어.” 나는 하나도 안 좋을 것 같지만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p23

 

유카와 유카 아버지와 아라카와유유랜드를 놀러 간적이 있는데 뉴스 화면에 떴다.회삿돈을 사사로이 쓰다. 업무상 횡령. 외국 도피, 용의자. 체포. 조사용의자가 유카의 아버지라는 사실에 놀란다. 하나미라는 이름을 풀이 해보면 죽은 후에 꽃과 열매 어쩌고가 어떤 의미인지 물으니 어쨋든 살아 있으라는 소리야라고 한다. 내가 태어났을 때 아빠는 이미 없는 사람이고 엄마는 남편 부모 형제 친척도 없다.

 

엄마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데 도로포장이나 집을 해체하는 일도 한다. 굉장한 중노동인데 여자 직원은 엄마 뿐이다. 엄마는 헝그리 정신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늘 배고파하고 뭘 먹어도 맛있어 한다. 신기하게도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엄마다.

 

    

양면으로 되어 있어서 원하는 대로 표지를 바꿀 수 있다. 표지는 딸이고 앞 표지는 엄마가 딸을 바라보는 모습

 

 

엄마가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했더니 육교 아래 사는 노숙자 아저씨라고 한다. 20년 넘게 혼자 그렇게 살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실외에서 열사병에 걸리지도 않고, 눈이 내려서 얼어 죽을 것 같아도 동사하지 않고 예방주사도 맞지 않았는데 독감에도 안걸리고 등등 뭐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주인 아줌마 아들이 우리가 사는 1층 위에 혼자 사는데 이른바 니트족이라고 하는 백수다. 엄마는 어릴 때 남아용 수영복을 입히고 공원에 갔다. ‘겐토라는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수영복은 아줌마 아들의 것이다. 남아로 알면 불법 촬영을 당할 위험이 없다고 생각해서 라는데 조금 커서 생각하니 세탁은 했겠지만 수염이 덕지덕지 난 아들을 생각하니 온 몸이 근질근질 하다.

 

엄마가 맞선을 본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맞선남이어서 좋아한다.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다는 상상을 했는데 돌연 거절을 당한다. 혹시 자신이 걸림돌이라면 시설에라도 들어갈테니 엄마를 받아주라고 한다. 12살 짜리 아이는 엄마를 생각해서 온갖 구상을 하는데 맞선남의 사연을 알면 까무라칠 것이다.

 

친구 마리에와 미키와 셋이서 추억을 만들고 싶어 드리밍랜드에 가고 싶다. 어쨌든 돈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이 뭘 해서 돈을 벌수 있나 생각해 낸 것이 일러스트 응모가 눈에 띈다. 당첨이 된다해도 석 달 후이니 늦다. 고민하다가 자판기 밑에 떨어진 동전을 모으기로 한다.

 

매년 늦은 가을, 모녀는 은행 줍기에 나선다. 순수하게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함이다. 은행은 스태미나 음식이라고 하지만 많이 먹으면 독성이 걱정 된다고 하니 엄마는 배가 고파서 죽는 거랑 은행을 먹고 죽는 것 중에 어느게 좋니? 할만큼 엄마는 먹는 것이 이긴다.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기 위해 신사나 절에 참배하는 행사를 시치고산이라고 한다. 은행을 줍다가 하나미 친구가 하는 말이 신경이 쓰였는지 직장의 아르바이트 청년을 데리고 와 사진 촬영을 해주는 엄마의 마음이 따뜻하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마지막 [안녕, 다나카]는 미카미 신야의 이야기다. 반 아이들에게 에로 변태라는 놀림을 받는데 다나카 하나미가 말려 주었다. 학원도 안다니는 하나미는 아는 것도 많다. 책을 많이 읽어서 성적도 우수하다. 미카미는 형과 누나 보다 공부를 못하여 중학교 입시에 다 떨어진다. 다나카가 동전을 주울 때 남자애들이 접근하여 거지라고 놀릴 때 도와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미카미는 형과 누나만 있으면 되고 자신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여서 멀리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보내버린다는 엄마와 이모의 대화를 듣게 된다. 죽고 싶은 것은 아닌데 그냥 끝내고 싶어서 강의 난간을 붙잡는 순간 다나카가 이름을 부른다. 다나카 집에서 셋이 저녁을 먹으며 감사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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