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 읽어본다
서효인.박혜진 지음 / 난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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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출판사에서 읽어본다 시리즈를 읽어 보았다. 이 책은 6번째 책이 된다. 이 책은 편집자 두 사람이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기록을 하였다. 1월에서 6월까지 각각 책을 읽고, 나머지 6개월은 책 리스트로 되어 있다.

 

201712매일같이 써보는 내가 만진 책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다섯 권을 펴낸 바 있던 이 시리즈에 올해의 필진으로 합류하게 된 이들은 민음사에서 한국문학을 전담하고 있는 서효인 시인과 박혜진 문학평론가다.

 

그는 참 부지런한 손을 가졌다. 스웨터 짜는 걸 금세 포기했다. 밝히는 시인이지만, 그가 짜낸 이 민트빛 책의 문장들은 보송보송한 니트 조끼처럼 읽는 사람의 몸에 착 붙는다. 그 옷의 결을 쓰담는다. 김현의 기억과 인식과 태도와 문장을 따라간다. 좋음과 나른함 사이에 기분이 놓인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아무튼, 스웨터)

 

도리스 레싱이라면 <다섯째 아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19호실로 가다 보다 훨씬 더 리얼한 투쟁의 현장이 여기 있어요. 어느 독자가 출판사 게시판에 <19호실로 가다>를 구할수 없냐고 해서 작가의 이 책을 소개해주었다.

 

책을 읽고 있다가 나도 읽은 책이 나오면 반갑다. 겹치는 건 거의 없지만 한 두권 나오면 반가울 수가 없다. 한낮의 마티네처럼 거리를 두고 관조하며 완성되는 느슨한 사랑의 찬란함을 보여줍니다.(마티네의 끝에서)

 

나혜석이 길 위에서 행려병자로 죽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어떻게 누구나다 알게 된 걸까.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면서 어떻게 죽었는지는 어떻게. 이 책 읽어보고 싶다.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니까(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편집자가 투고 원고를 거절하는 99가지 방법이 담긴 <소설 거절술>이다. 물론 이 책은 투고자들을 위해 출판사의 거절 메일을 일목요연하게 분류해놓은 책이지만, 책의 기능은 전적으로 독자에 의해 결정되는법, 나는 내가 하지 못한 말, 쓰지 못한 글을 보면서 대리 만족한다. 이 책도 찜해둔다. (소설 거절술)

 

518일이라서 고향 이야기를 해본다. 진즉에 읽었던 형중 선배의 책도 다시 꺼내보았다. 실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책은 망월동을 마지막으로 걷기를 멈춘다.(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오늘 무얼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순대, 부침개, 물회, 냄비국수, 꼬막조림, 오징어튀김, 간짜장. 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다. 권여선의 문장 앞에 나는 무릎을 끓고, 끓은 무릎 앞에 밥상을 당겨 만두든 비빔국수든 감자탕이든 뭐든 먹고 싶다. 4월 한달은 권여선 한작가당 책을 읽고 있는데 이런 제목도 있구나(오늘 뭐 먹지?)

 

요즘처럼 읽어도 읽을 책들이 쌓여가고 읽을 책이 왜 그리 많은지 실감한다. 이 책의 작가들도 책을 읽고 독서 일기를 쓰고 매일 허덕인다고 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책과 삶의 유착 관계에 대한 가벼운 작업 일지로 읽혔으면 좋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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