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한들
나태주 지음 / 밥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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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마음을 울리는 풀꽃 시인

 

 

풀꽃등 친필 시 네 점과 그린 연필그림이 수록 되어 있다. 한들한들 제목이 좋다. 한들한들 시를 읽고, 한들한들 살면서, 한들한들 돌아보면 좋겠다. 자신의 시가 누군가의 가슴에 꽃잎으로 머물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다. 풀꽃처럼 맑은 얼굴의 시인이 한들한들개정판에서 전하는 봄의 선물이다. 나태주 시인의 대표시 풀꽃은 국민의 애창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많이 알려져 있다. 풀꽃을 알게 된 것은 몇 년 안되지만 그로부터 시집을 세 권째 읽어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조용한 날 하늘 구름에게, 화분의 꽃들에게 나는 네가 좋은데 너도 내가 좋으냐 물어본다. 인생 살아보니 별거 아니다처럼 순수한 내용들이다.

 

살아서 숨 쉴 수 있음에 감사, 블로그를 하면서 보면 이웃 블로거님들의 감사일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살아 있으니 숨 쉬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책을 읽고 시를 읽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시간은 흘러 가지만 누구나 그런 삶을 살기에 감사하며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벚꽃 이별>

 

하늘 구름이 벚꽃나무에 와서 며칠

하늘 궁전이 되어서 또 며칠

부풀어 오르던 마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마음

사랑이었네 그것은

나도 모르게 사랑이었네 p59

 

<저녁에>

 

저녁에 잠든다는 건

내일의 소망을

가슴에 안는다는 일이고

 

오늘의 잘못들을

스스로 용서하고

잊는다는 것이다.p84

 

지금은 벚꽃이 흔적도 없이 져 버렸지만 만개 할때는 너무 멋지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마음이다. 시인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표현을 한다. 오늘부터 내일의 소망을 가슴에 안으며 잠이 들어야겠다

 

 

 

한들한들은 아주 오랜 추억의 글이다. 시인이 초등학교 담임했던 여자아이를 떠올린다. 무엇이든 잘해서 자라서 한 가지 잘 해내는 사람이 되려니 기대했었다. 나중에 보니 피아노를 잘 쳐서 피아니스트가 된 것도 아니고 영문학을 전공해서 학자가 된 것도 아니고 글을 잘 썻지만 글 쓰는 사람이 되지도 않았다. 잡지사 기자가 되어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고 그냥 아줌마로 눌러앉았다. 시인은 제자가 안타까운 모양이다. 시인은 50년동안 시만 쓰느라 한들한들 살지 못한 삶을 들여다본다.

 

예쁜 꽃은 당하고 핀 꽃보다 참고 핀 꽃이 더 예쁘다. 내 이름은 나태주여서 나태주, 자동차 없이도 잘 살아간다고 나 좀 태워 주세요해서 사람들이 잘 태워준다고 강연할 때 농담을 하기도 한다. ‘신나게 달리는 자전거큰 글씨로 신 달 자어라 내가 아는 신달자 시인 이름이 여기 쓰여 있네. 이렇게 귀엽게 시를 잘 지으시다니 웃음이 난다.

    

 

 

시인은 평생 시를 지으며 살아왔는데 시한테 진 빚이 있다고 한다. 자신은 선생을 하면서도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 가운데서도 늘 당당하지 못하고 의연하지 못했다. 거기에 비겁하기조차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노력을 하면서 살았던가 묻는다. 그것은 좋은 시 읽기다. 좋은 시를 골라 읽음으로 자신의 내면의 어둠을 밝히고 비뚤어진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 말에 공감한다. 예전에는 많은 책을 읽지 못했지만 요즘 책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이 밝아지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좋은 시 읽기는 마음의 평형을 잡는 일이었고 마음을 청소하는 일이었고 바르게 살아보려는 출구를 찾는 일이었다. 가끔이라도 시집을 한 권씩 읽어보면 시인의 마음처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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