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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맑음 - 청소년과 함께 읽는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 ㅣ 창비청소년문고 33
임광호 외 지음, 박만규 감수, 5.18 기념재단 기획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이 책은 중·고등학생용 인정 교과서 『5·18 민주화운동』을 대신 할 수 있는 책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4명의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책을 쓰고 대학교수님이 감수하였다. 청소년 이상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인문 책이다.
책은 1980년 5월을 전후로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에 사건의 배경이 되는 유신 시대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있었던 열흘간의 항쟁을, 2부에는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진실’과 ‘명예회복’을 향한 이야기를 담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4·19 혁명으로 탄생한 민주 정부를 무너뜨리고 1961년 5월 16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1979년까지 18년 동안 집권했다. 이때 고친 헌법을 ‘유신 헌법’이라고 부른다. 유신이란 ‘낡은 제도를 뜯어고쳐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뜻은 좋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군부독재 정치가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오른팔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서거하였다. ‘겨울 공화국’이 드디어 끝났다며 희망을 가지는 것도 잠시 육군사관학교 동창인 전두환과 노태우 등은 세력을 키워 갔다. 그해 12월 12일 수요일 오후 6시 서울 시내에 무장한 군인들과 탱크를 몰고 나타나 계엄사령관 정승화를 끌어내리고 권력을 손에 넣었다.
1980년 봄, 유신 정권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튿날 정오에도 서울 시내 대학생 7만여 명이 거리에서 ‘비상계엄 해제하라.’‘전두환은 물러가라.’등을 외쳤다.
5월 광주에서도 서울에서처럼 신군부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위가 열렸다. 교수들은 태극기를 들고 앞에 섰고 횃불 행진은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웠다. 신군부가 대학생들의 시위를 탄압하려고 휴교령을 내린다면 전남도청앞 광장에서 모이자 제안을 한다. 18일 오전 10시 학생들은 전남대 정문으로 모여들었고 공수 부대 군인들이 학생들의 출입을 막고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 ‘전원 체포하라’ 명령이 울리고 ‘시위대’ 뿐 아니라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 자기 집 대문 앞에서 젊은이를 폭행하는 군인을 말리던 사람도 여성도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
80년 봄, 나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다. 몇 년이 지나서 이런 일이 있었다 정도만 알았지 자세한 것은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 알았다. 만약 내가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폭도.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들이 들릴때면 나는 화가 났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식으로 말하냐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광주 시민들의 잔혹한 일상을 텔레비전에서 볼 수 없었다. 방송이나 신문 언론을 막았기 때문에 신군부는 광주 시민들을 폭도, 난동 분자, 무장 폭도 등으로 보도하라는 지시를 언론사에 내렸고, 광주 시민들만 외로운 싸움을 하였다. 알리고 싶었던 광주의 진실을 어느 외신 기자의 카메라에 담겨 철통같았던 광주를 빠져나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의 이름은 위르겐 힌츠페터이다. 힌츠페터는 자신의 신분을 선교사로 숨기고 한국에 왔고 택시 기사 김사복 씨의 택시를 타고 광주로 출발했던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 기자로 일할 때도 이렇게 비참한 광경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을 하나로 묶을 언론이 필요했다. ‘투사회보’ 이다. 들불야학을 이끌던 윤상원을 중심으로 하루에 5,000~6,000부 정도밖에 만들지 못했다. 모든 언론이 신군부의 총칼이 두려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느라 언론이기를 포기할 때 투사회보는 광주 시민들에게 유일한 언론이었다.
10일의 악몽이 끝났지만 끝난게 아니었다. 부상자들은 속출하고 ‘5.18광주의거 부상자회’를 결성하였지만 경찰들은 병원까지 찾아와 부상자들을 감시했다.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모임 만드는 일을 그만두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마지막 날 숨진 윤상원과, 1978년 겨울 들불야학의 교사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내용으로 불려진 노래이다.
5·18 엄마가 4·16 엄마에게 아픔의 연대를 향해라는 이름으로 현수막을 내 걸었는데 그 글귀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5·18의 정신은 아픔의 연대로 우리 곁에 살아 있습니다. 우리는 그 날을 잊어서는 안된다.
작가들도 광주를 알리고 기억하는 데에 힘을 보탰다.
5·18 관련 작품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저기 소리 없이 한점 꽃잎이 지고
봄날, 밤길, 소년이 온다
5·18 관련 영화
꽃잎, 박하사탕, 26,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